영국 드라마 <셜록>의 팬이라면 주목할 것. 시즌1과 2의 모든 사건을 분석한 <셜록: 케이스북>이 출간되었다. 셜록 홈스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주홍색 연구>가 <분홍색 연구>로 바뀌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와 같은 드라마 뒷이야기는 물론 셜록의 집 세트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사진과 해설을 비롯해 관련 자료들이 실렸다. <셜록>을 제작한 스티브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의 회고는 특히 흥미로운데, “코난 도일의 원작들은 단 한번도 프록코트와 가스등을 중요시하지 않았어요. 경탄할 만한 수사와 무시무시한 악당, 피가 얼어붙을 듯한 범죄에 여성들이 크리놀린을 입던 끔찍한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다였죠. 다른 탐정들은 사건에 연연했지만 셜록 홈스는 모험을 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탐정들과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실루엣만으로도 셜록 홈스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프록코트를 고집하지 말 것, 그리고 모험을 강조할 것.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유일하게’ 떠오른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왓슨을 연기할 배우를 찾을 때 기준은 ‘누가 베네딕트와 어울릴 것인가’였다고.
<셜록: 케이스북>은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원작이 드라마화하면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드라마에서 특히나 매혹적인 에피소드들인 <분홍색 연구> <배스커빌의 사냥개들> 그리고 <벨그레이비어 스캔들>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읽을 가치가 있다. 권말에는 다양한 셜록 홈스 영화도 소개하는데, <이중배상> <선셋 대로>의 빌리 와일더가 만든 <셜록 홈스의 사생활>이 와일더 자신의 무자비한 가위질에 의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 채 상영되었지만 마니아를 거느린 그 영화가 영국 드라마 <셜록> 속 마이크로포트(셜록 홈스의 형)의 원형을 제공했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러니 <셜록: 케이스북>은 드라마 <셜록>의 레퍼런스를 소개하는 책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팬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정보들인 셈이다. <셜록> 시즌2의 엔딩을 본 사람이라면 시즌3가 가능하기는 할까 근심했겠지만, 올가을이면 셜록과 홈스의 브로맨스가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