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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세금 더 낼게 국정원 바꿔
김소희(시민) 2013-08-30

열대야의 기세가 견딜 만하다 싶자, 매미 소리에 아침잠을 설친다. 정확한 연구보고는 아니지만 매미는 대략 6년 동안 애벌레로 있다가 어른이 되면 7~10일 사는 것으로 추정한다. 밤새 채집통에 넣어둔 놈들을 풀어주자 기운 없이 누워 있던 놈들이 힘차게 날아오른다. 오랜 세월 기다렸으니 그 생명력이 대단할 수밖에.

박근혜 대통령이 봉급쟁이들의 반발에 놀라 세법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정청 협의를 거쳐 나온 방안에 대해 역시나 ‘일일 아이돌보미’ 같은 언행(‘나는 잘 몰랐던 일이나 어쨌든 잘 돌봐줄게…’)을 일삼으시니, 딱하다. 대기업이나 자본소득에 대한 증세가 눈곱만큼이라도 이뤄지며 나온 조처라면 봉급쟁이들이 이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추 하나 잘못 끼워 스타일 완전 구겼다. 신뢰할 만한 전문가들 말씀대로 복지를 ‘공동구매’하는 것이라면, 공구의 세계에는 당연한 룰이 있다. 많이 사면 많이 문다. 지난 정권에서 법인세 대폭 인하 혜택 등을 보고도 투자도 고용도 늘리지 않았던 대기업들에 책임 과세를 하고, VIP 고객님과 여사님들의 불로소득에도 형평 과세를 하며, ‘금기(세금기피)의 구역’ 종교단체에도 적정 과세를 한다면(앗, 알았어요. 이웃사랑 선행이라고 해요) 기본소득 되는 이들이 복지 확대를 위한 추가 세 부담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불어 나랏돈 씀씀이도 ‘거위 깃털 헤듯’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당장 국정원 예산부터 줄일 일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의 세부사항을 국회에도 보고하지 않으니, 비대해진 자신의 존재증명을 위해 나랏돈을 쌈짓돈처럼 써대지. 댓글공작에 동원된 ‘민간인’ 1명에게 주기적 입금을 통해 1억원 가까운 뭉칫돈이 건네졌다. 그 돈 어디서 왔을까?

매미의 심정으로 촛불을 향한다. 기운 다할 때까지 계속 울어대리. 맴맴맴. 오래 기다렸거든. 특히 세금 가지고 잘못한 일에는 공소시효 없이… 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