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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을 올려라, 조선의 해적선
이주현 2013-08-13

컨셉아트로 미리 보는 <해적>

감독 이석훈 / 출연 김남길, 손예진 / 제작 하리마오픽쳐스 / 개봉 2014년 여름

<해적>은 고래 뱃속으로 들어간 조선의 국새를 산적과 해적 일당이 쫓는 이야기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한국형 해양어드벤처영화 <해적>에는 VFX(특수시각효과)로 구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해적선을 비롯한 각종 배, 배들의 해양 전투 신, 영화의 중요 캐릭터인 고래 등이 그 대상이다. <해적>의 컨셉아트는 미술팀과 CG팀이 나누어 작업했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들은 VFX 작업을 맡은 덱스터에서 담당했다. 공개된 그림은 덱스터의 김종규 작가가 그렸다. <해적>의 VFX 슈퍼바이저인 덱스터 강종익 본부장에게 <해적>의 컨셉아트에 대해 들었다.

1 조선시대 해적선 찾아 삼만리

“과거 우리나라에 저런 배가 있었던가, 싶을지도 모른다.” 강종익 슈퍼바이저는 두척의 해적선과 군선을 디자인하면서 배에 관한 각종 고문서들을 살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해적선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거였다. “조선의 대표적인 전투선이 판옥선인데, 판옥선으로 해적질을 할 수는 없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등장하는 해적선은 유럽의 범선들이어서 그 디자인을 가져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옛날 배들과 동양의 여러 배들을 참고해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다. 해양박물관에 가서 자문도 받았다. 어떤 원리로 돛이 펴지고, 방향은 어떻게 트는지, 배의 원리를 공부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해적선이 탄생했다.” 사진1은 두척의 해적선과 군선이 바다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시각화한 컨셉아트다.

2 벽란도_낯익은 듯 낯선 공간으로

<해적>의 주요 공간배경은 바다 그리고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벽란도다. 이석훈 감독은 해양 신의 비중이 “영화 전체가 2500컷이면 1천컷 이상은 될 것 같다”(<씨네21> 911호 특집)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바다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이 벽란도다. “벽란도는 아라비아 상인을 비롯해 해외 상인들의 왕래가 잦았던 곳이다. 그러한 점을 반영해서 낯익은 듯하지만 낯선 요소들을 군데군데 집어넣었다. 또한 도시의 공간을 평지가 아니라 언덕으로 설정했는데, 언덕이라는 지형적 특징을 활용해 속도감을 살릴 수 있게 했다.” 사진2는 언덕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산적 패거리들의 액션을 구현한 컨셉아트다.

3 고래_무섭지 않고 친근하게

해적선, 국제항의 풍경과 함께 VFX팀에서 심혈을 기울인 것이 바로 고래다. 고증은 하되 새로운 해석과 상상을 곁들이는 작업방식은 고래 크리처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영화에서 고래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그런데 고래의 실물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는 힘들었다. 자칫하면 고래가 굉장히 무서워 보일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시각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관객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끔 고래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사진3은 고래가 배를 덮치는 장면. 고래의 움직임은 어때야 하는지, 고래가 배를 덮쳤을 때 배는 어떻게 전복돼야 하는지 등 디테일한 상황 묘사와 전체 스케일을 가늠해보는 작업은 VFX팀에서 맡았다. 참고로, <해적>의 VFX팀은 촬영과 미술팀보다 먼저 영화에 합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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