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예술작품도 밑그림은 필요한 법이다. 시나리오가 영화의 설계도라면, 컨셉아트는 시나리오상의 활자를 구현 가능한 이미지로 전환하는, 영화예술의 진정한 밑그림이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깊이 관여하는 미술팀을 비롯한 영화 현장의 스탭들은 이구동성으로 “컨셉아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컨셉아트는 영화가 나아가야 할 곳을 제시하는 중요한 ‘방향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무로 관계자들이 아닌 현장 외부의 이들에게 컨셉아트라는 영화의 한 과정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불과 몇년 전의 일이다. 그건 2006년 <괴물>의 등장으로 시작해 <해운대>와 <차우> <7광구>를 거쳐 <미스터 고> <설국열차>에 도달한 한국 CG기술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영화 속에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나 재난을 목도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면서, 허구의 상상력과 숙련된 디지털 기술로 완성되었을 영화의 면모를 컨셉아트를 통해 미리 체감하고픈 관객도 많아졌다. 이 지면에서는 7월31일 개봉한 <설국열차>와 8월15일 개봉을 앞둔 <감기> 등 올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을 블록버스터의 컨셉아트를 통해 영화의 밑그림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짚어봤다. 더불어 하반기 개봉예정인 원신연 감독의 액션영화 <용의자>와 내년 여름에 찾아올 이석훈 감독의 해양블록버스터 <해적>의 컨셉아트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컨셉아트의 세계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설국열차>의 아티스트 3인방의 인터뷰에서 직접 확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