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펌펌펌~ 럼펌펌펌~
함수 소녀들이 돌아왔다. <일렉트릭 쇼크> 이후 1년 만이다. 이번에도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컨템포러리’ 컨셉으로 무장한 f(x)의 정규 2집 핑크 테이프 타이틀곡은 <첫 사랑니>. 특히 컨셉은 무려 ‘몽환적 인형’이다. 외우기 난감한 가사는 여전하지만, 몇번 듣다 보면 은근히 중독되는 멜로디도 여전하다. 머리가 아플걸~, 잠도 오지 않을걸~.
보니와 클라이드의 부활
한국에서는 초연되는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예매가 시작되었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뮤지컬로 각색한 이 작품에는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 등이 클라이드 역으로 출연한다. 공연은 9월4일부터 10월27일까지. 고전에서 탈피한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빅밴드의 세련된 음악이 뮤지컬로서의 <보니 앤 클라이드>의 특징이라고.
두근두근 ‘락페’ 빅뱅
록페스티벌에 목말라 있는 당신이라면 8월 첫째 주말이야말로 2013년의 진정한 골든위크다. ‘락페’의 양대산맥인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같은 기간인 2일부터 4일까지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자미로콰이와 플라시보를 듣고 싶으면 지산으로, 스웨이드와 스키드 로를 원하면 인천으로 향할 것! 가볍게 차려입고, 기분이 동하면 텐트도 하나 짊어지고 추울발~.
그녀를 사랑해도 될까요?
강풀 웹툰을 좋아한다면 둘 중 하나다. <이웃사람>을 보며 돋아나는 소름을 즐겼거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며 눈물을 훔쳤거나. 강풀의 신작 <마녀>가 미디어다음에 연재 중이다. 시작은 <이웃사람> 같은 ‘미스터리심리썰렁물’ 같았다. 주인공 여자를 좋아하면 모두 다치거나 죽는다는 설정 때문이다. 그런데 부제를 보면 ‘강풀순정만화씨즌5’이다. 어쩌면 <마녀>는 두 부류의 팬 모두를 만족시킬지도 모르겠다.
진격은 멈추지 않는다
상반기 최고의 히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 그 인기에 힘입어 7월25일 O.S.T를 발매한다. <기동전사 건담UC> <전국 BASARA 시리즈> 등 인기 시리즈의 음악을 맡았던 사와노 히로유키가 참여했으며, 링키드 호리즌의 오프닝곡 <자유로의 진격>과 히카사 요코의 엔딩 테마곡 <아름답고도 잔혹한 세계>가 싱글로 동시 발매된다. 아직 상영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O.S.T 발매는 이례적인 경우로, 멈출 줄 모르는 기세로 진격 중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자유롭고, 아름답다. 연극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대해 잘 몰라도, 지금 화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는 다 몰라도, 마음이 요동치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노장 알랭 레네 감독의 걸작이다.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쳤다면, 아니, 극장에서 보았다 하더라도, 아직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기에 발매예정인 DVD로 보고 또 봐도 좋을 것이다.
채널을 돌려라
8월 초, 신작 드라마들이 온다. 먼저 <오작교 형제들>의 기민수 PD 연출, 주원/문채원 주연의 메디컬 드라마 <굿 닥터>가 8월5일부터 KBS2 월화드라마 자리를 꿰찬다. 수목드라마는 7일부터 홍자매의 <투윅스> 대 소현경 작가의 <주군의 태양>(사진) 대결구도로 바뀐다. <투윅스>는 살인 누명을 쓴 남자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이준기/김소연 주연이다. <주군의 태양>은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 등으로 알려진 진혁 PD가 연출하며, 이기적인 사장님과 음침한 여직원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호러 코미디다.
소녀, 사진으로 기억되다
포토그래퍼 이고르 테르메논이 창간한 영국의 사진잡지 <걸스 온 필름>에 실린 사진 중 사진가 73인의 베스트 컷만을 수록한 단행본 <걸스 온 필름 Vol.1>이 출간됐다. <걸스 온 필름>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여성의 사진들을 담고 있으며, 재능있는 신인 사진가를 발굴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이고르 테르메논이 상상한 “사진 뒤에 숨은 하나의 이야기”를 발견해보자.
윌로씨처럼 휴가를~
자크 타티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제목을 빌린 <윌로씨의 휴가 전>이 7월26일부터 8월25일까지 종로구 화동 송원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회벽을 바르고 마르기 전에 반복해서 파내는 작업을 완성하는 김유정의 프레스코 작품, 상이한 색채들의 농도와 채도에 따라 분류하는 고낙범의 작업 등을 만날 수 있다.
유쾌한 반역
국내 초연작,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기간: 7월2일~9월8일 장소: LG아트센터 문의: 1577-3363
자유, 평등, 박애의 기치를 내건 프랑스 혁명은 탐욕스런 귀족 계급에 맞서 일어선 시민들의 위대한 각성이었지만, 혁명이 길어짐에 따라 점차 폭력과 살육의 광기로 변질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무자비하게 앗아갔다.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은 역사상 가장 급격한 격동의 시기였던 프랑스 대혁명, 그중에서도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기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살육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영국 귀족 퍼시는 친구들과 비밀결사대인 ‘스칼렛 핌퍼넬’을 결성하고, 시도 때도 없이 프랑스로 건너가 무고한 시민들을 구해낸다.
정체를 감춘 채 비밀리에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한다는 스칼렛 핌퍼넬의 활약상은 전형적인 영웅물에 가깝지만, 실제로 퍼시와 그의 친구들의 캐릭터는 기존의 (혹은 이후의) 영웅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퍼시와 스칼렛 핌퍼넬을 특징짓는 성격은 두 가지로 ‘가벼움’과 ‘유쾌함’이다. 이들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스스로를 더욱 가볍게 가장하고, 참을 수 없는 유쾌함으로 자신들을 무장한다. 깃털과 레이스가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블링블링”을 외치고 다니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를 부끄럽게 만들 만큼 경박하기 그지없다. 스칼렛 핌퍼넬이 시민들을 구하는 방식 또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이들은 위기의 순간 ‘짠’ 하고 멋지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몰래 거위떼를 풀거나 유령으로 가장해 병사들을 놀라게 하는 등 한바탕 시끌벅적한 소동을 벌인 뒤 혼란을 틈타 시민들을 구출해낸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런 가벼움과 유쾌함이야말로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고, 이 공포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무기라는 점이다. 시종일관 검은 옷을 입고 다니며 힘과 권위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쇼블랑과 알록달록한 의상과 장난기로 무장한 퍼시의 대비, 그리고 결국 ‘허당’ 퍼시가 빈틈없는 쇼블랑을 이긴다는 결말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어진다. 이는 또한 전쟁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는 부분이다. 진지함과 심각함만으로는 참을 수 없는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다. 암울한 현실을 이겨내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오히려 깃털 같은 가벼움과 유쾌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은 재치있고 위트 넘치는 영웅의 모험담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