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스프링 브레이크)에 휴가를 떠나기 위해, 네명의 여대생들은 식당을 약탈한다. 이들은 결국 휴가지에서 체포되는데, 이런 그녀들을 대신해 갱단의 조직원 에일리언(제임스 프랭코)이 보석금을 지불한다. 그는 위험해 보이는 동시에 달콤한 매력을 지닌 자이다. 그가 이끄는 악마적 쾌감은 주인공들을 불안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은 이 불길한 쾌락에 빠져들길 선택한다.
미국의 포스트모던 문화가 던지는 기쁨과 불안의 역설은, 이미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대변되는 ‘팝 컬처’를 통해 완성됐다. 때문에 영화는 스피어스가 이룩한 많은 코드들을 차용한다. 핑크 두건을 쓴 배우들이 느린 몸짓으로 총구를 흔들며 <에브리타임>(Everytime)을 노래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비선형적 몽타주와 더불어, 영화의 핵심이 되는 초현실주의적 화면들을 생산해낸다.
하모니 코린 감독은 이전에도 비슷한 주제의 영화들을 만든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대거 기용됐다는 점이 다르다. 셀레나 고메즈나 바네사 허진스 같은 아이돌급 배우들을 비롯해 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를 통해 유명해진 애슐리 벤슨, 감독의 부인이기도 한 레이첼 코린이 한꺼번에 캐스팅됐다. 덕분에 로케이션 때마다 수많은 팬들과 파파라치들이 현장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에 대한 해외에서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저속하고도 총체적인, 터무니없지만 또한 나이브하기도 한 벌레스크”라고 칭찬했지만, 동시에 동일한 이유로 나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세련된 통속극이 한국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광고류의 감각적 화면이나 클리셰들을 즐긴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