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닌자필름페스티벌은 영화제 전까지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면 전세계 누구에게나 출품할 자격이 주어지는 넉넉...
‘Movies in LA’라는 사이트가 있다. ‘영화예술을 축하하고 창조하고 헌신하고 교육하는 커뮤니티’라는 거창한 부제를 단 이 사이트는 1년 내내 LA에서 상영되는 스페셜 스크리닝, 다시 말하면 개봉관에서 매주 개봉하는 스튜디오 영화가 아닌 영화의 상영 스케줄을 소개하는 사설 사이트다. 업데이트가 신속하거나 스페셜 스크리닝의 상영작들이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귀한 영화들은 아니지만, 영화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겐 단비 같은 사이트임이 틀림없다. 이런 식으로 영화 상영정보 혹은 영화제 정보를 알려주는 고마운 뉴스레터들이 몇개 있는데, 오늘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에서 날아온 뉴스레터에서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영화제 소식을 보았다. 2014년 2월에 최초로 열리는 영화제로,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출품공모를 알렸으니 조금은 먼 미래에 다가올 영화제가 되겠다.
그 영화제는 2014년 2월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초경량 영화제로, 이름 하여 코미디닌자필름페스티벌(Comedy Ninja Film Festival, 홈페이지 http://comedyninja.org)이다. 심각하고 고상한 영화제, 스폰서는 두둑하지만 상업적 색깔이 짙은 영화제에 질렸다면 이런 영화제를 꿈꾸어봄직도 하다. “요절복통 3일간의 공짜 영화제”라는 짧고 굵은 설명으로 영화제 설명을 대신한 코미디닌자필름페스티벌은 코미디 단편, 코미디 장편, 장편 각본, 단편 각본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출품한 작품이 영화제 전까지 완성 가능하다면 전세계 누구에게나 출품할 자격이 주어지는 넉넉한 인심도 갖췄다.
“갈비뼈까지 간질이는 영화”들 외에도 스탠드업 코미디, 깜짝 게스트 방문, 오프닝 나이트 파티까지 준비했다고 하는데,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으나 빨리 내년이 되어 그 현장을 방문하고 싶다. 이 영화제의 배후(!)에는 많은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내다 우연히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The People I’ ve Slept With>의 감독 쿠엔틴 리와 공포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두 번째 살인>의 척 파렐로 감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극장 개봉 없이 DVD로 직행하는 B급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두 사람은 이 영화제를 통해 유사한 기호를 가진 영화관객과 영화감독들이 교류를 나누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