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대선 개입과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 연일 매스컴이 시끄러운 요즘 많은 사람들은 과연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 건지, 뭐가 잘못된 건지, 앞으로 잘될 수는 있을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입장이 서로 다른 정치인들이 자기가 옳다며 떠들긴 하는데 매스컴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는 너무나 산만하고 정확히 무엇이 본질인지 알기도 쉽지 않다.
복잡할수록 정도를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또 훌륭한 답은 반드시 훌륭한 질문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말도 있다. 만약 지금 이 상황이 무척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바로 지금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적기인 셈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실 던져야 할 질문은 쉽게 떠오른다. 즉 ‘국가기관이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하는 걸 인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국가기관이 선거에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아마 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당연히 그러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고, 발생하는 걸 인정할 수도 없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그렇게 이루어진 선거는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며, 어떻게 바로잡을지는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를 보면 모든 경기 내용이 늘 페어플레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때론 무리하게 반칙도 하고, 때론 반칙을 당한 것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축구장에 축구선수가 아닌 사람이 들어와서 공을 차지는 않는다. 심지어 주성치 주연의 영화 <소림축구>에서도 그런 설정은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선거는 정당과 정치인이 해야지 국정원과 같은 국가기관이 개입하면 안된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문제다. 만약 그러한 일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고, 나아가 앞으로 다시는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 역시 누구나 쉽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이건 논쟁이나 정쟁의 사항이 아니다. 축구 경기장에 축구선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와 경기를 해도 되는지가 논쟁의 사항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부디, 이 단순하고도 간단한 사안을 정치권이 되도록 정확하고 빠르게 마무리지었으면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의 부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