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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이기는 좀비 우리 편

미니 시어터 ‘시네 리브르 우메다’가 개최한 ‘좀비 올림픽’… 4개국 좀비영화 상영

‘좀비 올림픽’은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에서 제작한 좀비영화 네편을 모아 상영한 행사다.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겠지만,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멀티플렉스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극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그런 상황에서 스크린 수가 하나 또는 두개인 ‘미니 시어터’들은 살아남기 위해, 멀티플렉스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러 기획을 구상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한다. 지난 6월 오사카 스카이빌딩에 있는 미니 시어터 ‘시네 리브르 우메다’에서는 ‘좀비 올림픽’이라는 이벤트가 개최됐다.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에서 제작한 좀비영화 네편을 모아 6월15일부터 28일까지 2주에 걸쳐 상영하는 행사였다. 메달은 없었지만 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라인업이었다.

우선 영국 대표로 나선 영화는 <콜린>의 마크 프라이스가 제작 총지휘를 맡은 <비포 돈>이다. 식어버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골에 온 한 부부가 좀비들에게 습격당하는 내용이다. 캐나다 대표는 캐시 워커 감독의 영화 <리틀 비트 좀비>.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숲속에서 큰 모기에 물려 반 좀비가 되어버린 남자와 그런 남자를 보고 당황하지만 사랑하려고 애를 쓰는 여자가 펼치는 코미디다. 네덜란드의 <킬 좀비!>는 고층빌딩 옥상에 고립된 애인을 좀비들의 마수로부터 구출하느라 필사적으로 싸우는 남자를 그린 엔터테인먼트물이며, 일본 대표인 <러스트 오브 더 데드>(도모마쓰 나오유키 연출)는 섹스를 경험한 모든 남자가 ‘레이프 좀비’가 된 세계에서, 좀비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장한 여자들과 오타쿠 남자들의 싸움을 그린 문제작이다.

미드 <워킹 데드>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이블데드 2013>이 개봉하는 등 좀비물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일본 극장가의 트렌드를 반영한 미니 시어터의 ‘좀비 올림픽’은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 이번 행사는 좋은 기획에 비해 관객의 호응이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몇번이나 격퇴당하더라도 벌떡 일어나는 좀비처럼 작은 극장의 반격이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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