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캘리포니아주 동성결혼 허용 판결을 기념해 무지개 깃발이 샌프란시스코 하늘에 펄럭이고 있다.
Go West! 샌프란시스코 하늘에 무지개 깃발이 힘차게 펄럭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6월26일 동성결혼 커플에 대한 연방 지원을 금지한 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동성결혼을 금지한 캘리포니아주의 법률의 상고를 각하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된 것이다. 대법관 9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5명인데, 그중 한명인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과 뜻을 함께하면서 역사적인 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연방결혼보호법(DOMA)은 수정헌법 제5조가 보호하는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총 12개주에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 두 가지 판결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연방대법원은 동성애 인권 운동에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오랫동안 동성결혼을 지지해온 할리우드 인사들 역시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이번 판결을 지지했다. 게이 인권 운동가 하비 밀크의 삶을 그린 <밀크>(2008)의 각본을 쓴 더스틴 랜스 블랙은 “사람들의 가슴에, 사연에, 삶에, 이름에 기억될 이날을 기다려왔다.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평등한 삶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6월26일 하루 동안만 즐기고, 다음날부터는 더 많은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크리스틴 벨은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를 통해 연인인 배우 댁스 셰퍼드에게 청혼했다. 두 사람은 동성결혼이 모든 사람들에게 합법적으로 되기 전까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할리우드에 책임감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드라마 <글리>를 제작한 라이언 머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동시에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머피의 말처럼 조만간 동성결혼을 소재로 하는 할리우드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