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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다윗의 첫 번째 승리

미 폭스 서치라이트 인턴 2명 약식재판에서 승소, “무급 인턴 아니라 피고용인”

<블랙스완>

골리앗을 상대로 한 다윗들의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6월11일,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2010) 촬영현장에서 일했던 인턴 2명이 폭스 서치라이트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법 최저임금제 및 초과근무수당 위반 약식재판에서 승소했다. 소송을 낸 알렉스 풋먼과 에릭 글랫은 다른 인턴들을 대표해 폭스 서치라이트가 인턴 제도를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노동 착취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실제로 그들은 인턴 기간 중 말단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해야 했는데, 현장을 본 노조위원이 문제제기를 해도 경영진이 묵살했다. 사건을 검토한 연방판사는 인턴들이 “근로기준법과 뉴욕노동법에 의거해 무급 인턴이 아닌 ‘피고용인’으로 분류”된다고 결론내렸으며, 나아가 폭스 엔터테인먼트 그룹 전체를 상대로 한 인턴들의 집단 소송도 승인했다. 중간에 책임을 제작사에 전가하려 했던 폭스는 “이것은 오판이며, 우리는 최대한 빨리 2차 재판을 통해 이번 판결을 뒤집을 것이다”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판결이 발표된 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이 여름방학마다 인턴 제도라는 명목하에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노동력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학점만을 지급해왔기 때문이다. 여러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과 일해온 고용변호사 케이트 골드는 최근 스튜디오 관계자들로부터 “학점만 줘도” 괜찮은지에 관해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부의 지침을 준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최저임금이라도 지불하라”는 것이 그녀의 권고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대학 법학 교수 마르시아 매코믹은 “고의적인 위법이면 손해 배상금을 두배로 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2010년 발효된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시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의료보험도 제공해야 한다. 한편 다른 업계에서도 인턴들의 법적 대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번 판결 뒤, 미국 출판 기업인 콘데 나스트의 인턴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17일에는 워너뮤직 그룹을 상대로 한 소송도 접수됐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볼모로 제 살 불리기에 앞장서온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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