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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뉴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한국영화
송경원 2013-06-12

김기덕 감독 신작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판정

국내에서만 볼 수 없는 국내영화가 또 한편 나왔다. 지난 6월3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에 대해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영상의 내용 및 표현기법에 있어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있다”는 게 영등위의 판정 이유다. 한편 <뫼비우스>는 지난 5월 폐막한 제66회 칸영화제의 필름마켓에서 미완성 편집본으로 한 차례 상영된 이후 이미 여러 나라의 적극적인 관심 아래 판매가 이루어졌다. 현재 독일의 중견 배급사 ‘MFA+ 필름 디스트리뷰션’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의 독일어권 판권을, ‘무비스 인스파이어드’사가 이탈리아와 스위스 판권을, 러시아의 ‘시네마 프리스트지’사가 러시아 및 구소련 연방 지역의 판권을 구매한 상태다. 김기덕 감독의 전작들을 꾸준히 배급해온 그리스의 ‘AMA FILMS’, 터키의 ‘BIR FILM’도 각각 그리스, 터키의 판권을 구매했다.

영화를 직접 보지 않은 상태에서 영등위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순 없다. <뫼비우스>의 해외배급을 맡고 있는 화인컷의 서영주 대표 역시 “문제가 된 화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쓸데없는 추측만 불러일으켜 제한상영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판정은 그동안 계속되었던 제한상영가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쟁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비윤리적, 반사회적’이라는 모호한 기준도 문제지만 제한상영관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런 대안 없이 제한상영가를 매김으로써 사실상 영화를 상영할 수 없도록 한 구조적인 모순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편집 작업 중인 <뫼비우스>의 향후 대처에 대해 서영주 대표는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한 수정이나 삭제 없이 그대로 재심의 신청을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10일 또 한편의 제한상영가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제한상영가 취소 판결을 받았다. “영화의 정치적, 미학적 입장에 대해 자유로운 비판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재판부의 판결문이 의미심장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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