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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보타이를 매야 하는 이유는?
장영엽 취재지원 이승은 2013-06-04

제66회 칸영화제 이모저모 Q&A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Q. 5월22일 현재 경쟁부문 최고의 화제작은?

A. 경쟁작들에 대해 엇갈린 평을 내놓던 영미권(<스크린 데일리>), 프랑스권(<필름 프랑세즈>) 매체가 한마음으로 높은 별점을 선사한 영화는 코언 형제의 신작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뿐이다. 60년대 뉴욕 포크 뮤지션 르윈 데이비스의 일상을 조명하는 이 영화를 두고 외신 매체들은 코언 형제의 “오디세이적 내러티브”(<버라이어티>)와 주연배우 오스카 아이작의 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영화제 후반에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올해 영화제 주요 수상 부문의 가장 강력한 후보자가 될 것이다.

프랑수아 오종(가운데)

Q. 최악의 말실수는?

A. 라스 폰 트리에의 ‘나치 발언’으로 이미 2년 전 최악의 구설수를 경험한 칸영화제이지만, 해마다 새로운 악동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차분하던 올해 영화제에 논란의 불씨를 일으킨 장본인은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다. 그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신작 <영 앤드 뷰티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던 도중, “많은 여성들은 매춘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에게 성이란 수동적인 것이다”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오종은 다음날 트위터에 “미숙하고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했다. 내 말은 모든 여성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내 영화 속 인물에 대한 것이었다”라고 공개 사과했다.

Q. 칸에서 일어난,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사건은?

A. 영화제가 시작되자마자 극장 밖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영화를 압도했다. 지난 5월16일에는 황금종려상의 트로피를 제작하는 프랑스 보석업체 쇼파드 직원의 금고에서 누군가가 100만달러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고, 17일에는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인 크리스토프 왈츠와 다니엘 오테유가 프랑스 방송 <그랑 저널>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야외 무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도난사건과 강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영화제 기간임을 고려하더라도 올해처럼 절도 범죄가 빈번하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일어났던 적은 드물다고. 유럽 경제 위기가 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듯하다.

스티븐 소더버그

Q. 모두가 주목한 화제의 인물은?

A. “그래서, 정말 은퇴하는 건가요?” 그는 가는 곳마다 이 질문을 몰고 다녔다. 경쟁부문 상영작 <비하인드 더 칸델라브라>는 은퇴를 선언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어쩌면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전세계 모든 기자들의 질문이 소더버그에게로 쏟아지는 게 당연하다. 같은 질문에 그는 다양한 버전으로 대답하고 있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소더버그는 휴식이 필요하고, 창작자로서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이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간섭에 다소 지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비하인드 더 칸델라브라>가 나의 마지막 영화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희망적인 코멘트도 함께 남겼다. 지금은 지친 그를 잠시 내버려둬야 할 때인 것 같다.

Q. 칸에 적응 못한 영화인은?

A. ‘봉주르’(안녕하세요), ‘메르시’(감사합니다). 이 두 단어는 할 줄 알아야 할 것. 갈라 스크리닝에 참석하는 남자들은 반드시 보타이를 맬 것…(<버라이어티>, ‘칸영화제 초심자를 위한 가이드’ 중). 겪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 조그만 소도시의 영화제가 얼마나 다양하고 까다로운 그들만의 룰을 적용하는지. 그 규칙에 적응 못해 낭패를 본 영화인들이 있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의 주연배우 오스카 아이작은 자신의 영화가 시작된 뒤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극장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같은 시간 트로마 필름의 수장 로이드 카우프먼은 보타이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의 상영관 입구에서 여섯명의 경비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었다고. 규칙도 지나치면 민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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