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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섹스어필, 왜죠?
송경원 2013-05-28

디즈니의 메리다 캐릭터 상품 ‘섹시 마케팅’ 논란… 앞으로 변화 생길까

<메리다와 마법의 숲>

할리우드에 때아닌 여성의 성상품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11일 <메리다와 마법의 숲>(2010)의 주인공 메리다의 새로운 디자인은 공개되자마자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메리다를 디즈니의 11번째 공주로 공식 인정하는 행사를 앞두고 웹사이트 ‘디즈니 프린세스’를 통해 먼저 공개된 메리다의 모습은 잘록한 허리, 쇄골이 드러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전형적인 공주였다. 문제는 영화 속 메리다가 현실적이고 친근한 외모로 자주적인 여성을 상징하는 캐릭터였다는 사실이다. 헝클어진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뭇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온 메리다가 여성의 성적 매력을 과도하게 강조한 ‘예쁜 여자’로 전락하자 팬들은 “디즈니의 용감하지 못한 성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영화의 각본가이자 공동감독인 브렌다 채프먼도 이에 가세해 “메리다는 애니메이션 여주인공의 틀을 깨고 여자아이들에게 강하고 현실적인 롤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창조된 캐릭터”라며 디즈니의 “섹시 마케팅”을 맹비난했다. 급기야 웹사이트 ‘마이티 걸’(A Mighty Girl)에서 메리다를 돌려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여 20만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디즈니는 문제의 메리다 사진을 슬그머니 예전 모습으로 교체했다.

한편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각본가 데이먼 린델로프 역시 여승무원 캐롤 마커스(앨리스 이브)의 노출장면이 불필요한 장면이라는 팬들의 의견에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앨리스 이브가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장면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시했다. 팬들은 이 장면이 차별없는 공동체를 그린 <스타트렉>의 정신과 맞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린델로프는 커크 선장(크리스 파인)도 속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예로 들며 몇 차례 설전을 벌였지만 결국 팬들의 불쾌감을 받아들였다. 앞으로는 좀더 책임있는 자세로 작품에 임할 것이란 린델로프의 글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그간 여성의 성적 상품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온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인터넷을 통해 조직적으로 성상품화 문제를 제기한 최근 분위기가 할리우드 영화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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