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의 ‘어린이들’이 모여 노는 사이트에 기업 배너 광고들이 줄줄이 내려지고, 탁현민 공연기획자가 표절했다며 생짜 부리던 한 인사는 상대로부터 병원치료를 권유받았다. 사이트 어린이들은 낄낄대며 쾌락과 유희인 양 굴고 너무 ‘듣도보도 한’ 인사는 과장되고 근엄하게 나라를 구할 듯 굴지만 둘은 대상을 고르는 방식이 닮았다. 유독 ‘내 편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같이 물어뜯어줄 것 같은 인물과 단체, 혹은 사건을 들쑤신다. 그 과정에서 누가누가 더 자극적인지 경쟁한다. 이런 심리는 왜곡되고 기형적인 ‘편먹기’와 ‘존재 증명’이다. 뭘 하려고 패거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보호받고 인정을 얻고 싶어서다. 노출증도 주목받고 싶은 마음의 연장이다. 어디 속했다는 안도감이든 눈에 띄어 자아를 증명하는 것이든 그 마음 바닥에는 ‘불안’과 ‘외로움’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일찍이 ‘루저 짓’이라는 훈계를 들었던 이들 중 일부는 졸업증과 학위, 직업 등을 밝히며 자기들도 잘났다고 주장한다. 그런 종이 쪼가리와 일하는 건물을 들먹이며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루저 짓이다(아이를 키우다보면 몸만 어른인 이런 이들의 ‘원형적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대체로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이 저도 살려고 그러는 면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철없는 짓이라도 해악이 지나치면 제재받아야 한다. 특히 최근 이 사이트에서 보이는 역사유린과 인륜 모독은 거의 ‘린치’에 가까운 수준이다. 자성하기 어려운 존재는 주변의 ‘도움’과 ‘훈육’이 절실하다. 이들의 정신 상태와 상당히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국가기관이 있으니, 국가정보원이다. 국정원이 벌인 것으로 드러나는 각종 정치 공작과 인터넷 댓글달기를 넘어선 폭풍 트윗질은 충성심일까 출세욕일까. 끝내 침묵하며 국정원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방해하는 청와대는 전 대변인을 그렇게 떠나보내고도 그 차이를 아직 구별 못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