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인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열여덟살을 맞아 독립을 선언했다. 그간 인권운동사랑방이 운영해왔다. 이명박 정권 때 거리 상영을 하면서 활동가들을 포함한 여러 인권단체들과 협력이 잘됐고, 영화제 정기후원 회원도 3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영화제가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서울인권영화제 김일숙 활동가는 “영화제에 더욱 주력하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 내부에서 영화제를 분리, 운영하자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나왔고,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지난 1월11일 인권운동사랑방으로부터 영화제가 따로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이 땅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인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자는 의미로 붙은 슬로건이다. 올해는 국내작 15편, 해외작 9편을 비롯한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의 <기억-과거, 오늘에게 묻다>(감독 김정진), ‘분리독립 특별상영’ 섹션의 <레드헌트>(감독 조성봉) 등 총 26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강세진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村, 금가이>다.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영주댐 공사로 수몰 위기에 처한 금강 마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폐막작은 영국 장 필립 트랑블레 감독의 다큐멘터리 <언론의 자유를 팝니다>이다. <CBS>의 로베르타 베스킨 기자가 나이키 베트남 공장의 노동 착취 현장을 취재해 방송했는데, 정작 방송사는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나이키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기자를 해고했다. 언론의 자유가 자본의 힘에 어떻게 휘둘리는지를 그리면서 언론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성폭력이 발생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대화하는 자리인 ‘광장에서 말하다’가 진행되고, 무기 제로 프로젝트, 청소 노동자 서명 운동, 노들장애인야학 등 여러 인권단체의 부스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제18회 서울인권영화제는 5월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746301-00-001515 서울인권영화제, (농협) 301-0121-9390-21 서울인권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