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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투표율 높다고 신뢰도도 상승하나
이주현 2013-05-14

아카데미시상식 일부 규정 바뀌어, 찬반 논란 계속

<아무르>

아카데미시상식의 일부 규정이 바뀐다.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앞으로 아카데미의 모든 회원들이 외국어영화 부문과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더불어 특별 시사에 참석해 영화를 본 이들에게만 투표권을 허락했던 이전과 달리 후보작들을 DVD로 보고 투표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장편 극영화,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은 지난해부터 DVD로 영화를 관람한 뒤 투표하는 게 가능했다. 아카데미의 호크 코치 회장은 모든 회원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것에 의미를 둔 변화라며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독립영화 및 제3세계 예술영화의 배급을 주로 맡고 있는 소니픽처스 클래식스의 공동대표 톰 버나드는 이번 개정에 특히 비판적이다. 그는 대중적인 영화에 표가 몰릴 가능성에 대해 걱정했다. “외국어영화 부문의 경우 해당 영화에 관심이 있고 조예가 있는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한정해야 한다. 기꺼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만큼 애정이 있는 사람들 말이다. 전문적인 영역에 섣불리 손을 대는 건 위험하다.” 톰 버나드는 투표인단을 늘린다고 해서 아카데미의 위상 혹은 신뢰도까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2013년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 부문 수상작인 미하엘 하네케의 <아무르>가 이같은 방식을 따랐을 때 과연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코치 회장의 최근 행보는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코치 회장은 말한다. “아카데미의 이같은 움직임은 회원들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들이 되도록 모든 부문의 후보작들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시도로 봐달라.” 아카데미는 후보작 선정과 운영 방식에 관해 말을 아끼기로 유명하다. 그런 아카데미가 지난 시즌 투표율이 90%였다고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아카데미는 2013년 아카데미시상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쇄신을 꿈꾸는 아카데미의 선택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내년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 부문 수상작을 통해 드러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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