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태운 비행기를 띄워도 모자랄 판에 웬 미사일인가. 미국이 4월에 연기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이달 중 실시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성능 확인 실험이니 북한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일본 <교도통신>에 말했다는데, 어우어, 부디 오보였으면 좋겠다. 핵잠수함, 전폭기 훈련에 이어 미사일까지 가세하면 북한의 ‘발작 유발 3종 세트’ 완성이다. 이러니 한반도를 둘러싼 각종 ‘음모론’이 잠잘 날이 없지.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 보고 무수단 미사일 쏘고 4차 핵실험 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얼어붙은 집안에 전기와 물까지 끊기는 셈이다.
북한이 늘 들먹이는 ‘(대화를 위한 조건인) 근본문제 해결’은 미국의 ‘핵 위협/전쟁 위협 중지’로 모아진다.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국의 미사일 실험을 어떻게 북한이 ‘오해’하지 않겠는가. 참으로 ‘트라우마 돋는’ 소식이다.
같은 부모 밑에서 같은 상처를 안고 자라도 전혀 다르게 큰 자식들이 있다. 성장기의 트라우마는 어떤 행동이나 처신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변명으로도 이용된다. 극복할지 발목잡힐지는 당사자의 노력과 선택에 달렸다.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 잠정중단이라는 초강수까지 써서 경악스럽던 때에 형식적인 대화제의 외에 별다른 노력 없이 잔류인원 전원철수라는 초초강수를 써버린 박근혜정부(붙여쓰기 영 어색해)의 선택은 과연 좋은 선택일까. “이런 나라(북한)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고 꺼진 불 다시 비벼 끄는 발언까지 대통령이 ‘발끈해’하며 해버렸다. 개성공단의 미래도 남북관계의 앞날도 보이지 않는다. 이걸 강단이라고 해야 하나 신경질이라고 해야 하나.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주목하지만, 부디 낡고 낡은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마)식 해법은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