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에 게재된 힐러리 클린턴의 <새 회고록>(New Memoir, 2014년 1월 출간 예정) 커버.
할리우드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초전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공화당 후보로 존 엘리스 젭 부시와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힐러리의 20대를 조명한 극영화 <로댐>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다. ‘데드라인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제작진이 2016년 예비 선거 일정에 맞춰 한국인 작가 김영일이 쓴 각본을 개발 중이다. “개인적 욕망과 직업적 야망 사이를 오가야 했던 한 여성의 실제 여정”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김영일의 <로댐>은 2012년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한 최고의 시나리오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메가폰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남녀의 관계를 다룬 <스매쉬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제임스 폰솔트 감독이 잡는다. 그외에도 클린턴 부부의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이들은 많다. 드림웍스애니메이션의 제프리 카첸버그나 더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하비 웨인스타인 등은 물론, 마틴 스코시즈도 <HBO>와 빌 클린턴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한편 힐러리 본인은 이후 진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채 국무부 장관 시절을 정리한 회고록 출판에 매진하고 있다.
정치가 이미지 전쟁이 된 시대, 미국 대선과 할리우드도 불가분의 관계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도 할리우드 자본을 등에 업고 재선에 성공했다. 개별 작품으로 따지면, 선거를 위해 영화를 이용하는 경우도, 영화를 위해 대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화당이 오바마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까 염려해 <제로 다크 서티> 개봉을 연기시킨 경우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안티 오바마 다큐멘터리인 <2016: 오바마의 미국>이 중립적인 제목을 달고 흥행몰이에 성공한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양 진영이 영화 <로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물론 결과와 무관하게 할리우드는 영리한 포식자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2012년 대선의 여진을 높은 시청률로 이어받고 있는 <HBO> 시리즈 <게임 체인지>만 봐도 그렇다. 2008년 부대통령에 출마했던 세라 페일린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다. 제때 내놓은 정치물의 상품가치를 톡톡히 확인한 <HBO>는 2016년에 2012년 대선을 소재로 한 후속 시리즈도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