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플러스 운영위원 4명이 허경 프로그래머의 해임에 반발해 집단 사퇴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영하는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 운영위원 4명(낭희섭, 변성찬, 신은실, 주현숙)이 4월24일 집단 사퇴했다. 인디플러스 허경 프로그래머 계약 해지에 강하게 반발한 것. 지난 4월16일 영진위는 2년 계약이 만료되는 허경 프로그래머에게 서면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집단 사퇴한 인디플러스 운영위원들은 “영진위가 극장의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프로그래머를 불법 해고하고, 다른 스탭 역시 2, 3개월마다 근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파견직으로 전환하는 등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골자의 성명서를 내며 비판했다.
허경 프로그래머의 계약 해지와 관련해 인디플러스 운영위원들과 영진위 김의석 위원장이 면담하는 과정에서 영진위의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 인디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님이 드러났다. 신은실 전 운영위원은 “인디플러스뿐만 아니라 영진위가 직영하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상당수가 계약직과 파견직 형태로 고용 계약을 한 상태”라며 “정책 연구원 같은 영진위 내부 인력 또한 계약직 혹은 파견직으로 고용됐다. 90명이 넘는 직원 중 절반 이상에 달하는 47명이 비정규직이라고 김의석 의원장이 말했다”고 밝혔다.
독립영화계는 이번 사태를 두고 “영진위의 불안정한 노동 환경과 장기적인 시각이 결여된 독립영화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허경 전 프로그래머는 “영진위가 인디플러스의 직영을 결정했을 때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계약직과 파견직으로 구성된 인디플러스 직원은 사실상 방치된 상태로 근무했다”며 인디플러스에 대한 영진위의 파행적 운영을 꼬집어 말했다.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이번 일로 드러난 영진위의 고용 정책은 ‘공기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이라는 새 정부의 정책에 역행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영진위 국내진흥부 문봉환 부장은 “정확히 허경 프로그래머는 해고가 아닌 계약 만료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불안정한 고용 문제는 공기관의 비정규직법에 따른 것이다”라며 “올해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독립영화계와 함께 논의할 것이다”라고 독립영화계와의 확연한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