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나치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는 그리스의 국우정당 황금새벽당(Golden Dawn)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영국 국립영화학교(National Film and Television School) 졸업생 콘스탄티노스 조르주시스가 찍은 다큐멘터리 <더 클리너스>(The Cleaners) 때문이다. 그리스 출신의 조르주시스는 지난해 그리스 총선이 열리던 때, 아테네의 거리에서 선거 유세를 벌이는 황금새벽당 당원들을 한달간 따라붙어 취재했다. 다큐멘터리엔 당원들의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언어가 그대로 담겼다. 당원들은 대중 앞에서 자신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조르주시스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말한다. “그리스의 민족주의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불행히도 황금새벽당이 제시하는 가치들이 보통의 그리스인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데 있다.” 황금새벽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7%의 지지율을 얻어 20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에 입성한다. 증가하는 실업률과 추락하는 경제지표의 원인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황금새벽당의 심벌은 심지어 나치즘의 심벌인 하켄크로이츠와 유사하다.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황금새벽당은 “당원들과 인터뷰하는 동안 감독이 자신의 신분을 제대로 증명하지 않았으며 다큐멘터리는 몰래카메라로 불법적으로 촬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국립영화학교는 <옵서버>를 통해 황금새벽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물을 담을 때 카메라는 늘 전경을 보여주며, 당원들은 조르주시스가 영화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거다. 조르주시스는 “나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지 정치인이 아니”라며 국가적,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했다. “내가 할 일은 아테네에서 <더 클리너스>를 상영하는 일이다. 곪아터진 사회에 진짜로 분노하고 싶은 그리스인들은 영화를 본 뒤 얘기를 나누고 토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