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처? 매치 무비?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뜻을 모르는 VFX 전문용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creture 크리처

말 그대로 ‘창조물’을 내놓는 공정이자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공정이다. <미스터 고>의 크리처팀은 고릴라 모형이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고릴라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 그리고 R&D팀과 애니메이션팀 사이에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lighting 라이팅

영화의 조명과 마찬가지로 3D애니메이션에서도 빛이 중요하다. 색온도, 노출량, 방향 등 빛의 여러 요소가 이야기와 캐릭터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 속 조명과 차이라면 털의 재질까지 라이팅 영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고>의 라이팅은 털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게 관건이었다. 보통 조명을 받은 부분은 반짝거리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그림자로 표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털의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털마다 일일이 다른 조명 효과를 줘야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게다가 공간에 따라 빛의 종류도 달라진다. “한낮 운동장에 서 있는 링링의 털과 어두컴컴한 실내에 있는 링링의 털은 각기 다른 느낌이어야 했다. 그래서 아티스트들이 털의 라이팅에서 고생을 유독 많이 했다”고.

texture 텍스처

사실감있는 입체 화상을 묘사하기 위해 뼈대만 앙상한 모델링 표면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뜻한다. 점, 선, 면 형태의 고릴라 입체 모형에 고릴라 피부, 털을 붙이는 게 <미스터 고>의 텍스처 공정이었다. 이 영화에는 털을 붙이는 텍스처작업도 있고, 고릴라 피부를 다루는 텍스처 작업도 있다.

R&D

‘Research&Development’(연구 개발)의 약자로, VFX 공정의 브레인 역할을 한다. VFX 공정에서 R&D는 작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툴을 주로 개발한다. 다른 팀으로부터 추가 기능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으면 그 의견을 수용해 곧바로 업데이트한다. 이 과정만 놓고 보면 기존의 극영화, 애니메이션 같은 다른 영상 분야의 R&D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다면 <미스터 고>의 R&D팀은 기존의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 털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는 사실이다.

animating 애니메이팅

3D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서 입체 모형으로 제작된 고릴라가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애니메이터들의 ‘마술’이 필요하다. 영화 속 캐릭터에 맞는 표정과 습관 그리고 움직임 등 생명력을 모형에 불어넣는 일이 애니메이팅이다. 배우의 연기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모션 캡처 방식과 달리 <미스터 고>는 애니메이팅의 비중이 컸다. 그래서 애니메이션팀은 액팅룸에서 고릴라 연기를 직접 해보이며 고릴라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만들어갔다.

rendering 렌더링

3D로 만들어낸 고릴라를 2D 이미지로 변환하는 것을 렌더링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3D는 <미스터 고>의 3D와 다르다. 전자가 3D애니메이션의 입체 고릴라 모형을 지칭하는 거라면, 후자는 입체 영상을 뜻한다. 어쨌거나 3D를 2D로 변환함으로써 편집, 색보정 등 2D를 기반으로 한 다른 후반 작업 공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참고로, ‘렌더러’(Renderer)라는 프로그램에서 작업한다고 해서 렌더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match move 매치무브

3D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고릴라를 실사에서 촬영한 배경에 정확하게 맞추는 과정이다. <미스터 고>의 매치 무브는 디지털로 제작된 고릴라를 실사에서 촬영한 배경에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식이었다. 2D든 3D든 VFX 공정에서 사실감의 성패는 매치 무브를 얼마나 정확하게 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특히 “<미스터 고>는 3D였기에 매치 무브에 변수가 많았”다. 채수응 3D 프로듀서는 “마크(초록색 점)를 고릴라 동선뿐만 아니라 고릴라 부피까지 고려해 표시해야했다. 링링이 웨이웨이와 함께 서 있는 장면에서도 링링의 부피를 감안한 입체값을 카메라에 설정해야 했다”고 3D 촬영에서 매치 무브의 어려움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