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한 뉴스타파를 보고 있으면 참 많은 생각, 또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이명박 정권 초기 해직되었던 언론인들이 모여서 만든 뉴스타파였기에 부디 단명(?)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명은커녕 3번째 시즌을 맞이했고, 심지어 인력이 더 보강된 것을 보면서 마냥 즐겁게 프로그램을 시청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막상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하면 다 사라지고, 그저 프로그램의 수준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굳이 김용진 기자나 최승호 PD라는 이름을 열거하지 않아도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최종 편집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같은 언론인으로서 샘이 날 지경이다. 할 말을 다 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으니 비판을 주로 하는 탐사보도에 있어 가히 교과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좋은 방송을 공중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 시민방송 <RTV>와 협약을 맺고 하루 세 차례 정도 방송하게 된 걸로 알고 있지만 애청자 입장에선 좀더 많은 채널에서 보길 원하는 마음이 분명 존재한다. 특히 뉴스타파에 직접 후원을 하는 2만9천여명의 시민들은 특히 더 그럴 것이며, 그러한 마음은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을 해보면, 인터넷이란 플랫폼이 공중파나 케이블에 비해서 허접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월등히 많으며, 우리는 이미 많은 정보를 공중파나 케이블보다 인터넷에서 얻고 있다. 요즘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입소문’ 역시 사실상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미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던 <나는 꼼수다>는, 그저 한개의 라디오 프로그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팟캐스트라는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해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러닝타임이 5분에 불과한 <지식채널e>가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급격하게 인지도를 얻게 된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 아마 인터넷이 없었다면 러닝타임이 5분에 불과한 프로그램이 오로지 방송만으로 지금처럼 알려지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단지 프로그램으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내고 이용하고 또 개척하는 역할을 함께한다. 그리고 지금 그 새로운 플랫폼은 당연히 공중파도 케이블도 아닌 ‘인터넷’이다. 이것이 뉴스타파가 좀더 널리 확산되길 원한다면 공중파나 케이블에 방송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보다 더 많은 입소문이 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제작진만이 아니라 시청자도 뉴스타파를 그저 공중파나 케이블에 방송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본격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선구자라는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이미 여러 프로그램의 사례에서 보듯 머지않아 지상파와 케이블이 뉴스타파 따라하기에 골몰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기대는 결코 자기 위안도 헛된 망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시민들의 후원이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 되리란 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www.newstap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