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추 감독에게 <지.아이.조2>는 프랜차이즈 시리즈 이상의 의미가 있다. 3D영화를 감독한 경험자로서, 시리즈의 속편을 이어받은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팬으로서의 그의 입장을 통해 무려 1년 동안 숙성된 <지.아이.조2>의 세계를 엿보았다.

-공개된 영상이 짧아서 아쉽다. =3D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싶어 완료된 부분 중 가장 공들인 부분을 골라봤다. 본편에서의 분량은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 (웃음)

-원래 2D로 찍고 있었는데 3D로 변경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다! (웃음) 촬영 중반부터 이 장면을 3D로 보여주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비 문제도 있고 정해진 일정을 어길 수 없어 내심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파라마운트에서 내 의견이 맞는 것 같다며 시간과 돈을 더 주더라. 내가 3D 연출에 대한 명성이 제법 있지 않나. (웃음) 농담이고, 감사한 일이다. 관객에게도 다행스러운 결정이라 생각한다.

-3D 완성도에 무척 만족하는 것 같다. =시작부터 끝까지 배움의 연속이었다. 무척 하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자신있었던 건 아니었다. 어떻게 변환할지 판단하기 위해 모든 프레임을 다시 꼼꼼히 뜯어봐야 했다. 계속 화면을 보고, 뭔가를 잘라내고, 다르게 붙여넣고.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고된 작업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난 이런 작업을 좋아한다. (웃음) 이런저런 실험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다.

-처음부터 3D로 촬영했던 <스텝업 3D>나 <저스틴 비버 콘서트>와 달리 <지.아이.조.2>는 중간에 계획이 변경된 경우인데, 작업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보통 3D로 촬영을 할 땐 항상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깊이를 계산하고 수정하면서 찍어나가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반면 변환 작업은 이미 완료된 영상을 가지고 재구성해야 하는 거라 장면과 장면을 이어나갈 상상력이 필요하다. 거의 새로운 영화를 한편 더 만드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두 작업 모두 내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고 내가 3D 작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아이.조2> 팬이라고 하던데, 감독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내가 자라면서 봤던 걸 영화로 만든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어머니께 사달라고 졸랐던 장난감들과의 특별한 시간은 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완전히 <지.아이.조>에 빠져 있었고 그래서 자신을 믿기로 했다. 팬으로서 내가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지.아이.조>를 만들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12살의 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영화로 만든 <지.아이.조2>만의 매력을 꼽자면. =가능한 한 모든 걸 시도했다. 예를 들어 전쟁장면은 ‘007’ 시리즈와 닌자영화의 느낌을 섞으면서도 어색하지 않도록 신경 썼다. 특히 원작의 기본적인 틀을 지키되 새로운 활력이 될 만한 해석을 곳곳에 넣는 것에 중점을 뒀다. 한편으론 캐릭터 각각의 사연을 듣고 함께 뒹구는 모험의 장을 만들려고 애썼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각자 매력을 뽐내며 한바탕 뛰어노는 기분이랄까. 원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같이 액션과 유머의 적절한 조합을 좋아한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또는 화끈하면서도 재치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