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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학교에 가면 일본이 보인다

교육문제를 다룬 영화 <스즈키 선생님> <괜찮아 3반>

극장판 <스즈키 선생님> 포스터.

극장판 <스즈키 선생님>이 지난 1월12일, 개봉한 지 한달 만에 막을 내렸다. 극장판 제작에 앞서 2011년 2분기에 동명의 드라마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의 흥행 부진은 뜻밖이었다. 드라마가 제49회 갤럭시상 우수상이나 제38회 방송문화기금상 TV드라마 프로그램상, 그리고 2011년 일본민간방송연맹상 TV드라마 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을뿐더러 드라마와 극장판 모두 최근 일본사회의 큰 화두인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교육이 일본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건 지난 몇년간 발생한 몇 가지 사건 때문이다. 2010년 10월 시가현 오쓰시의 한 중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자살한 사건을 둘러싸고 학교쪽의 대응이 문제가 된 적이 있고, 올해는 오사카 시내에 있는 사쿠라노미야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체벌받은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큰 이슈가 됐다. 물론 이지메도 체벌도 지금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무엇보다 학교와 교육위원회의 사건 은폐가 세간의 분노를 샀다. 그런 상황에서 ‘스즈키식 교육 메소드’라 불리는 독특한 교육이론으로 학교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영화 속 스즈키 선생의 모습이 대중의 지지를 받을 거라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을 거다. 이런 점 때문에 <스즈키 선생님>이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은 못내 아쉽다. 이 작품은 일종의 ‘성역’처럼 치부되던 학교라는 공간을 일본사회의 일부로 확장시켜 보다 넓은 관점에서 조명하려 한 독특한 학원물이기 때문이다.

한편 <스즈키 선생님>의 흥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교육문제를 다룬 또 다른 영화 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체불만족>의 작가로 잘 알려진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3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괜찮아 3반>이 영화화돼 3월23일 일본 관객을 만난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자신이 주연을 맡고, 인기 아이돌 그룹 도키오의 멤버인 고쿠분 다이치도 동료 선생 역할로 출연한다. <스즈키 선생님>과 달리 오토다케 자신이 선생으로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얻은 교훈이 담긴 이 작품은, 3월5일 제8회 오사카아시아영화제 프리 이벤트에서 상영되는 등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쩌면 이 영화가 지금 혼란에 빠진 듯 보이는 일본 교육계에 한 가닥의 희망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손발 없는 배우는 없다더라

<괜찮아 3반>의 원작자이자 주연 오토다케 히로타다

-당신이 쓴 책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에서 처음 연기에 도전한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나. =영화 제작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카오 선생을 연기해달라는 부탁을받았을 때는 많이 놀라고 당황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과 발이 없는 배우는 없으니 주연을 맡을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하니 내가 할 수밖에 없겠더라.

-주인공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여러모로 생각한 끝에 나온 답이 “욕심을 버린다”였다. (웃음) 다시 한번 선생이 돼 새롭게 아이들의 담임을 맡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강연 활동이나 SNS를 통해 소통하는 당신을 보면 ‘메신저’라는 인상을 받는다. 당신이 어떤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 유의하는 점이 있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란, 설교처럼 말해도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나는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그 소설을 읽으면 저절로 시간은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 독서 경험이 ‘전달하는 사람’인나의 원점이다. 그런 식으로 내 메시지도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는 <픽트업> 4월호에 실린 기사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