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는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음을 은근히 쥐어짜던 연출, <썸머워즈>의 단련된 액션 연출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모두 ‘청춘’과 ‘성장’을 키워드로 삼은 작품이라 더 그랬다. 물론 <늑대아이>는 청춘드라마와는 거리를 둔 작품이지만, 늑대인간을 모티브로 모성애를 끌어내는 과정이 식상하거나 유치하진 않았다. 물론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웃는 하나는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기어코 날 울렸으니 끝까지 마음에 안 들어).
엔딩 곡은 <어머니의 노래>다. 미디어 아티스트 다카기 마사카쓰가 만들고 재일동포 3세인 안 샐리가 불렀다. 이 곡에서 다카기 마사카쓰는 전작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미니멀한 편곡을 선보이는데, 덕분에 재즈 보컬리스트로 유명한 안 샐리의 자상한 톤이 극단적으로 강조된다. 피아노가 천천히 그 뒤를 따르는 이 곡은 자녀가 독립해서 집을 떠난 날 저녁에 어머니 혼자 걷는 산책 같다. 아이들은 자라고 자라서 결국 멀리 떠난다. 당연히 실패하겠지만 그럭저럭 잘해나갈 것이다. 그러니까 ‘엄마’라는 말은 얼마나 슬픈가. 하여 노래의 마지막 가사가 사무친다. “부탁이다, 잘 살아야 한다.” 아아 그래, 이런 부모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