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개최 이래 일본 최대의 장르영화 축제로 자리 잡은 유바리영화제는 오래전부터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고 올해 드디어 유지선 부천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하며 오랜 우정을 증명했다. 유지선 심사위원은 양국을 대표하는 장르영화제의 가교 역할을 맡은 만큼 그 각오도 남다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의 강점은 인디 레이블의 장르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올해 역시 극단적인 폭력을 다루면서 강한 개성을 유지하고 있는 저예산영화가 많다. 과거에 비해 그런 스타일이 다소 정형화된 경향이 없지 않지만 그중에서 마음을 당길 수 있는 기괴한 영화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한편 심사위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다지는 와중에도 본업인 프로그래머로서의 직분 역시 잊지 않는다. “인디 감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유바리만의 독보적인 개성이 분명 있다. 심사도 충실히 하고, 욕심나는 작품의 섭외도 가볍게 시도할 계획이다.” 운이 좋다면 그가 발굴한 작품을 올해 부천에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