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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꿈의 공장의 이면
이주현 2013-02-19

과도한 비용절감 경쟁으로 할리우드 대표하는 특수효과 전문 회사들 파산 위기 맞아

<라이프 오브 파이>

<라이프 오브 파이>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할리우드의 유명 시각효과 회사 리듬 앤드 휴스(Rhythm & Hues)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가 제66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파산보호 신청 전 리듬 앤드 휴스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세곳으로부터 2천만달러의 자금을 긴급지원받았다. 리 버거 리듬 앤드 휴스 영화부문 회장은 파산보호 신청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현재 맡고 있는 프로젝트(<퍼시 잭슨과 괴물들의 바다> <R.I.P.D> 등)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시각효과 업계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지난해 9월엔 <타이타닉>과 <트랜스포머>의 특수효과 업체인 디지털 도메인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업계 최고라 불리던 회사들이 글로벌 경쟁 시대의 생존법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디지털 아티스트 에이전시의 설립자 밥 콜맨은 굴지의 시각효과 회사들이 연이어 무너진 이유가 과도한 제작비 절감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것은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다. 지난 10년 동안 시각효과 부문의 대기업들은 고작 0~6%의 이윤을 남겼다.”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수년간 지속됐다는 얘기다. 콜맨은 또 리듬 앤드 휴스가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비용을 절감하려 한 시도를 지적했다. 리듬 앤드 휴스는 인도,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 지사를 두었다. 하지만 현지에 새로운 인프라를 갖추는 과정에서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게 콜맨의 주장이다. 한편 최근엔 더 나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곳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리듬 앤드 휴스, 인더스트리얼라이트&매직(ILM), 소니픽처스이미지워크 등이 후반작업 업체들에 우대정책을 펴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로 진출했다. 결국 비용절감보다 중요한 건 정당한 보상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후반작업 업체들이 할리우드를 모두 떠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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