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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의 형과 동료들

<드라이 우드> 레스 블랭크 / 다큐멘터리 / 1973년

<언더그라운드> 에밀 쿠스투리차 / 미키 마뇰로비치, 라자르 리스토브스키, 미란다 조코빅 / 극영화 / 1995년

<칠드런 오브 맨> 알폰소 쿠아론 / 클라이브 오언, 줄리언 무어 / 극영화 / 2006년

<제리캔> 줄리어스 에이버리 / 트리스탄 버크, 마크 프레이저 / 극영화 / 2008년

벤 제틀린 감독은 <비스트>를 만들 때 다음의 영화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다. 레스 블랭크의 다큐멘터리 <드라이 우드>로부터 배운 것은 가능한 전부다. 미국 문화, 특히 음악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든 레스 블랭크는 인종 갈등이 심각했던 1972년, 루이지애나의 프랑스계 뮤지션 부아섹 아르두앙과 칸레이 폰트노를 뒤쫓았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배경으로 그 지역의 흑인 크리올 문화를 기록했다. 그 작품의 자유로운 세계관, 루이지애나를 담아내는 방식, 반전 필름의 미학적 사용 등이 남부인들의 정서를 포착하고자 한 제틀린과 코트 13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비스트>가 <언더그라운드>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배합이다. 사라예보 출신 감독 에밀 쿠스투리차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우회해 만든 이 분방한 코미디에도 그만의 인장은 새겨져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제틀린은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한다. 나아가 그는 <집시의 시간> 등 쿠스투리차의 다른 대표작으로부터 비전문배우를 기용하는 방식, 소수자 집단을 다루는 방식도 얻어왔다.

<칠드런 오브 맨>의 핸드헬드 카메라도 좋은 모델이 되어주었다. 테렌스 맬릭, 알폰소 쿠아론 등과 긴밀하게 작업해온 촬영감독 에마뉘엘 루베즈키의 카메라는 이 영화에서 인류의 마지막 자손을 잉태한 소녀의 보호자로 나선 남자주인공을 다급하게 뒤쫓는다. 그 계산되지 않은 듯한 순발력을 모범 삼아 제틀린도 벤 리처드슨 촬영감독에게 준비보다 그저 눈앞에 벌어지는 일을 최선을 다해 쫓아가라 주문했다.

<비스트>가 <제리캔>으로부터 터득한 것은 어린아이의 눈높이다. 호주 감독 줄리어스 에이버리의 이 단편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소년의 관점에서 사건을 전개시켰다는 점에서 제틀린과 리처드슨에게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미장센, 숏의 길이와 사이즈, 피사체와의 거리 등 카메라 운용에 관한 여러 요소들이 <비스트>의 화자인 6살 소녀 허쉬파피의 시점 구성과 관련해 유용한 힌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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