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남편들의 취미생활 중에 꽤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목공이다. 목공을 배우는 데는 몇 가지 이점이 있는데, 일단 집에서 탈출을 할 수 있으며 목공을 배운다는 이유는 탈출의 이유로 꽤 근사하다. 간단한 가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 작은 의자나 테이블, 책장, 안락의자(별로 안락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더라만), 심지어 스피커를 조립해서 그 케이스를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아내도 반대하지 않는 괜찮은 취미활동. 하다 보면 승부 근성이 생겨서 작업을 반복하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일이 유독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던 날, ‘본격적으로 해서 아예 전업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도 이어지는 모양이다. 아내의 타박을 듣고 이내 포기하기 마련이지만. <젊은 목수들>은 목공이라는 취미를 직업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에게 솔깃할 만한 책이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그야말로 젊은 목수들의 인터뷰를 실은 이 책은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나아가 예술로 목공을 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메이앤 공방의 김성헌 대표의 말을 빌리면 “목공은 취미가 곧 직업인 분야다. 요즘도 일요일이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공방에 와서 작업을 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오해를 위해 부연하자면, <젊은 목수들>은 창업 노하우라든가, 며칠 만에 가구 하나 만들기 같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기성품 가구를 대충 가격에 맞춰 들여놓은 다음 불편해도 몸을 가구에 맞춰 살아가는 게 익숙하던 문화를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자 하는 인식 변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스탠더드 에이의 디자이너 류운하는, 혼수를 보통 여자가 해가고, 그러니 장모의 취향에 따라 디자인이 아닌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르던 문화가 개개인의 취향이 가미되는 쪽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가격경쟁이 아니라 제품경쟁을 하겠다는 자신감.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거나 공방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목공 강의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당연하게도 창업에 대한 문의도 꽤 받는 모양이다. 메이커의 이성연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가족의 생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짊어지고 이 업계로 뛰어들고자 하는 40, 50대 ‘형님’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고. “일단, 흐름을 길게 살피라는 것. 그리고 대중의 취향을 바꾸려 들지 말라는 것. 대중은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좋아한다. 거기에 목걸이를 걸어줄 건지 시계를 채워줄 건지 고민해야지, 옷을 아예 바꿔 입히려는 건 무리수다.” 마지막으로, 최근 가구계의 뜨거운 감자인 이케아(IKEA)의 한국 입성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