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은 간 때문일까? 생긴 것이 약 같고, 효능도 약과 똑같다고 광고하는 그것들을 믿어도 좋은가? 1일 3회 식후 30분을 못 지키면 약을 먹으면 안되나?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원들이 쓴 <식후 30분에 읽으세요>는 약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늙어도 살쪄도 작아도 피곤해도 약을 권하는 사회에서 똑똑하게 살아남는 법. 더불어 도덕과 과학이 충돌하는 임상실험에 관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만들고 부자가 먹는다’ 장에서 문제제기한다.
약을 먹을 때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한다고 알고 있는지? 혹시 TV드라마에서처럼 물 한 모금을 머금고 약 한줌을 꿀꺽 삼키는 게 전부는 아닌지? 약 복용의 기본은 가능하면 복용 간격을 일정하게 해서 물을 한컵 이상 마시는 것이다. 물을 적게 마셨다가는 알약이 제대로 위까지 가지 못하고 식도에 걸쳐서 녹기 때문에 식도에 자극을 주고, 그러다 보면 염증이 쉽게 생기고, 염증이 생기면 식도염 때문에 속이 불편해진다고 한다. 콜라나 주스와 함께 먹으면 위의 산도가 달라져 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꼭 밥먹고 먹어야 하는 약이라든가, 같이 먹으면 안될 약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이 곁들여져있다). 일상적으로 ‘약’처럼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피곤한데 일이 많을 때, 큰 시험을 앞두고 막바지 공부에 한창일 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 효과가 있나? 계속 마시면 어떻게 될까?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비타민제, 건강기능식품, 홍삼을 먹는 게 흔한 일이지만 정작 피로회복에는 도움이 안된다. 그럼 뭘 먹으면 될까? “현대사회의 질병들은 대부분 못 먹어서 생긴 것보다는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라서, 뭘 더 먹어야 좋아진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좋다고 한다. 어떤 병이나 휴식이 가장 큰 약이 되어주기 마련일진대 사회 구조적으로 휴식을 불가능하게 하고 진통제를 비롯한 ‘약발’로 생계를 이어가게 한다면 어떡할 것인가. <식후 30분에 읽으세요>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하셨어요?”라는 말 한번쯤 들어본 한국사회의 노동자들에게 요긴한 ‘상식’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