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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고문 취조를 미화했다고?

오스카 3개 부문 후보 오른 <제로 다크 서티> 찬반 논란 거세

<제로 다크 서티>

예술인가 프로파간다인가. 빈 라덴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한 <제로 다크 서티>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발단은 1월9일 아카데미 위원회의 일원 데이비드 클레논이 미국의 진보적 비영리 뉴스 웹사이트인 트루스아웃(truth-out.org)에 밝힌 <제로 다크 서티> 보이콧 선언이었다. 그는 빈 라덴 관련 수사 중 사용된 고문 취조를 상세히 묘사한 이 영화가 “고문죄를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합법적인 무기로 허용하도록 선동하는 영화”이자 “고문죄를 저지른 미국인들을 영웅화하는 영화”라 비난하며 아카데미상 어느 부문에서도 표를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배우 마틴 신과 전 미국배우조합장 에드 애스너도 뜻을 같이했다. <제로 다크 서티>는 감독상을 제외하고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는 상태다.

<제로 다크 서티> 제작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캐스린 비글로 감독은 “묘사가 곧 지지를 뜻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어떤 예술가도 비인간적인 행위를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다.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 공동회장인 에이미 파스칼도 “역사적 사실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하고 부정확한 선택이다. 우리는 캐스린 비글로와 각본의 마크 볼을 절대 지지하며 이 놀라운 영화를 끝까지 후원할 것이다”라며 고문 묘사에 관한 정당한 해석을 요구했다. 더불어 그녀는 지난주 금요일 LA연방 빌딩 앞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한 종교단체연합’ 주최로 열린 관타나모 반대 시위에 참여한 클레논을 겨냥해 “아카데미 관계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위해 투표권을 이용하는 방식”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카데미 규정에 따르면 특정 영화를 지지하기 위해 경쟁작을 비난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제재를 가할 수 있을 뿐이다. 클레논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아카데미 위원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제로 다크 서티>는 이미 개봉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나름의 승리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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