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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에반게리온: 큐> 앗 뜨거

3년 만에 돌아온 신극장판 최신작에 관객 북적, 개봉 한달 만에 300만명 돌파

<에반게리온: 큐>

지난해 11월17일, 가을이 끝나갈 무렵 시작된 <에반게리온: 큐>(이하 <>)의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는 1995년 <TV도쿄>에서 방송되면서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재구축한 ‘신극장판’의 최신작이다. 전작 <에반게리온: 파>(이하 <파>)로부터 3년이 흐른 뒤 개봉하는 작품인 만큼 팬들의 기다림은 간절했다. 이러한 뜨거운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의 개봉을 한달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영화 예매가 시작되었고(보통은 1주일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신주쿠 발트9에서 17일 자정부터 열린 ‘전세계 최초 상영’의 티켓은 판매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매진, 아침 6시까지 4천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었다. 12월16일 기준으로, <>를 관람한 관객수는 320만명, 흥행수입은 50억엔을 돌파할 거라고 추정된다.

<>의 흥행을 지켜보니 <에반게리온> 콘텐츠를 대하는 극장의 인식이 몇년 새 많은 변화를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극장판의 첫 번째 작품인 <에반게리온: 서>(이하 <서>)가 개봉하던 2007년만 해도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전국 85개관이 전부였다. 하지만 <>의 상영관은 224개로 5년 새 거의 3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극장가의 변화는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시리즈가 일부 오타쿠 팬들의 전유물에서 보다 대중적인 오락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원작 만화나 TV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했던 기존의 극장판 영화들과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12월15일 개봉한 <원피스 필름 제트>를 예로 들어보자. 이 작품은 이야기 면에서 원작 만화인 <원피스>나 동명 TV애니메이션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TV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이야기 구조와 비주얼을 자랑한다.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해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전투 신의 묘사가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돼 극장판의 묘미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쏟아내는 이 영화를 찬찬히 뜯어보기 위해 두번 이상 극장을 찾는 관객도 적지 않다고 하며, 일부 극장에서는 신극장판 시리즈인 <서> <파> <>를 연달아 상영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과거의 인기에 기대 제작된 안일한 극장판들이 쏟아졌던 일본 영화계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기술로 무장한 <>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작 팬들과 기존 팬들은 다른 듯

안노 히데아키 감독 인터뷰

-<에반게리온> 시리즈에서는 이 작품 속으로 현실도피하려는 오타쿠들에 대한 비판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오락물’로 만든 작품을 넘어 그 세계를 ‘의존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양산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었다. 그래서 작품 자체를 오락의 영역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에서는 현실도피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삼지 않았다. 그들에게 무엇을 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존성이 강한 작품을 만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별한 생각은 없다. 작품이 흥행하길 바라지만 그런 과잉반응은 내 책임이 아니니까. 신기한 건 신작 팬들은 옛 시리즈의 팬들과 좀 다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사장으로 재직 중인 제작사 ‘카라’에서 제작비를 모두 조달했다. 말하자면 ‘자체 제작’ 작품이다. =제3자로부터 투자받으면 ‘제작비에 알맞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제약이 생긴다. 스스로 자본을 조달함으로써 나 자신이 책임을 지고,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 배급도 홍보도 최종책임자는 나다. “작품은 좋았는데 홍보에 실패했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 ‘be’ 지면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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