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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대배우와 작업하니 황홀했지만, 결국엔 한국과 똑같이 지지고 볶고…ㅠㅠ(1)
진행 주성철 사진 손홍주(사진팀 선임기자) 2013-01-07

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 영화 만든 <스토커>의 박찬욱, <라스트 스탠드>의 김지운,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이 만나다

2013년의 한국 영화계를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스토커>의 박찬욱, <라스트 스탠드>의 김지운,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의 귀환이다. 이처럼 여러 명의 한국 감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든 경우는 처음이다. 물론 <설국열차>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과 프랑스가 참여해 무려 4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CJ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프로젝트라 부르는 게 맞을 듯싶다. 그래도 이미 웨인스타인 컴퍼니와 배급 계약을 체결해 2013년 여름 북미에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 감독의 진출 양상이 각기 다른 유형이라는 점이다. 영국이나 호주 등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이처럼 다양한 유형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2013년은 이들 덕분에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 같다. 지난해 추석특집호에서 따로 만났던 그들에게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고 모처럼의 ‘회합’을 청했다. 이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 한창 <설국열차> 후반작업 중인 봉준호 감독을 어렵사리 한자리에 초대했다. 공교롭게도 ‘대표 감독’ 그들이 없던 2012년에 두편의 1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고 극장 총관객수는 1억명을 돌파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가 없으니까 한국영화가 잘되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흔쾌히 한 카메라 앞에 모여준 세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해피 뉴 이어!

<스토커> 영화스틸

씨네21_박찬욱 감독은 LA와 내슈빌, 김지운 감독은 라스베이거스와 뉴멕시코, 봉준호 감독은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 등 따로 떨어져있긴 했지만 평소 워낙 친한 분들이라 나름 교류가 있었을 것 같다.

박찬욱_프로덕션이 내가 좀 앞서 갔는데, 나로서는 두 사람에게 뭔가 도움되는 얘기를 해주려고 여러 경고를 했는데 다들 나보다는 고생을 덜한 것 같다. 가끔 통화해보면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더라. (웃음) 경고라면 스튜디오와의 의사소통이라든가 그런 것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게 핵심적인 얘기였다.

봉준호_거의 끝나가던 시점에 김지운 감독님을 만나서는 스탠리 큐브릭 전시회도 갔다. 서로 별로 영화 얘기는 없었다. (웃음) 신기한 게 김 감독님의 <라스트 스탠드> 현장에 있던 스탭 중 우리 현장으로 넘어온 사람도 있었다. 재밌었다고 하더라. 그리고 체코에 있을 때 어차피 박 감독님이 <설국열차>의 제작자이기도 하니까 <스토커> 촬영을 끝내고 현장에 오셨다.

박찬욱_스튜디오와의 의사소통에서 핵심적인 건 적응의 문제다. 간섭, 참견, 개입?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들이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 건 아닐 테고 모두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머리를 맞댄 사람들일 거다. 나 역시 많은 경고를 듣고 갔지만 막상 겪으니까 무엇보다 낯설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스튜디오가 나의 적응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쨌건 아까운 시간은 흘러가고,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게 중요했다.

<스토커> 현장사진

감독의 현장 장악력이 줄어들다

김지운_한국에서 작업할 때와 비교하면, 어떤 식으로든 감독의 현장 장악력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가령 한국은 매우 수직적인 구조를 띠고 있어서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 그런데 할리우드는 현장 장악력이나 통제력, 솔루션 같은 것이 감독 외의 스탭에게도 일정 부분 수평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여러 사람과 일일이 다 공유해야 한다. 할리우드에서의 촬영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절대적인 경제성의 싸움인데, 그럴 때마다 지체되고 나로서는 조바심이 나고 그러니까 스스로를 조금씩 제어하게 되더라. 할리우드에서 감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아마 그런 면 때문인 것 같다.

박찬욱_그래도 나는 김 감독처럼 57회차만 주어졌어도 여한이 없었겠다. (일동 웃음) 나는 40회 안에 찍어야 했다. 세컨드 유닛도 없었다. 밥 먹을 시간까지 아껴서 회의를 하고, 그 스케줄의 압박이 어마어마했다.

김지운_한국이었다면 더 많은 회차를 요구했을 장면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마음은 급하고 시간에 쫓기고 그런 일상적인 압박이 힘들었다. 그렇게 찍은 장면 중에 분명 내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현장 스탭이 모여서 보고는 다들 좋다고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대충 만들어서 팔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에 불신이 쌓여갔다. (웃음) 한국이나 할리우드나 별 차이 없이 온갖 난맥상이 발생하는 현장과, 한국과 비교하자면 다소 경직된 시스템 사이에서 나 역시 익숙해지는 데 힘이 들었다. 나중에는 할리우드에 합리적인 부분도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 거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촬영 후반에 이르러서야 알게 된 게 좀 아쉽다.

봉준호_<설국열차>는 할리우드 메인 스튜디오 영화가 아니긴 하지만 현장의 90%가 미국과 영국의 배우, 그리고 스탭으로 이뤄져 있어서 진행방식 자체가 할리우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촬영하면서 배우조합의 규정을 따라야 했고. 가령 아역배우가 나올 때 쉬는 시간과 끝내는 시간을 무조건 맞춰야 하고, 조합에서 준비한 교사가 늘 현장에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런 룰은 아주 선진적이고 좋은 것인데, 뭐라고 할까 따박따박 지켜가며 진행하는 게, 평소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적응하기 힘든 면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과 가장 다른 건, 일단 조감독이 내 편이 아니다. (일동 웃음) 한국처럼 조감독이 감독으로 입봉하기 위한 전 단계 개념이 아니라, 직업적인 전문 조감독 개념이라 은근하고 젠틀하게 그러면서도 강하게 감독을 푸시하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때는 다 같이 죽이는 숏 하나를 향해 집단 광란의 분위기로 달려가는 맛이 있는데, 뭔가 계약과 룰이 앞선다는 느낌이 드니까 어쩐지 좀 아쉬운 거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그런 광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인데, 물론 이번에도 종종 그러셨지만 다른 때보다는 좀 의기소침해 보였다. (웃음)

박찬욱_확실히 조감독은 그렇다. 감독보다 나이 많은 조감독의 존재도 흔한 일이고. 그게 한국 영화 현장과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다. 한번은 조감독이 나한테 오더니 “이 숏을 10분 이내에 못 찍으면 다른 것도 못 찍습니다. 그래서 제가 안 찍어도 될 만한 숏을 미리 골라봤습니다” 그러더라고. (일동 웃음)

<스토커> 포스터

씨네21_<스토커>는 정정훈 촬영감독,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용 촬영감독과 모그 음악감독, <설국열차>는 홍경표 촬영감독, 그렇게 공통적으로 평소 절친한 파트너십을 맺은 촬영감독과 함께한 것이 특이하고 신선하다. 비영어권에서 온 감독에게 그걸 허락한 사례가 상당히 드문 것이라 놀라기도 했다.

박찬욱_스튜디오로서도 감독의 측근이 한 명이라도 있는 것이 능률을 높이는 길이라 생각한 것 같다. 게다가 어차피 한국에서 우리가 찍은 영화를 보고 불러들인 것이니 검증도 마친 거고, 그 작업을 존중한다는 마음도 있지 싶다. 스튜디오 역시 해외에서 데려온 감독들의 성패를 보면서 오래도록 쌓여온 경험치가 있을 거다.

김지운_다들 우리 영화를 봤고 구체적인 인상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전혀 엉뚱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작품을 함께한 촬영감독과 한다는 건 그들로서도 만족스러운 일일 거다.

<스토커> 영화스틸

<라스트 스탠드> 현장사진

씨네21_시스템의 차이에 따른 적응 문제도 있지만, 뭔가 그런 것을 상쇄시키는 쾌감 같은 건 없었나? 이전에 불가능했던 숏을 실현시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랄까. 액션이나 물량이라는 측면에서 <라스트 스탠드>는 분명 그런 순간이 종종 있었을 것 같다.

김지운_한 배우를 만나려고 LA에서 뉴욕까지 간 일이 있는데, 하루 만에 밥만 먹고 다시 돌아왔다. (웃음) 내가 어리둥절해하니까 옆의 제작자가 ‘웰컴 투 할리우드’라고 하더라. 할리우드영화에서 보던 제작자들의 먼 동선을 직접 경험해보니 비로소 할리우드라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쾌감이라면 크랭크업했을 때의 쾌감이 제일 컸다. (웃음) 물론 이래서 할리우드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었다. 가령 <라스트 스탠드>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가 멋지게 튜닝된 자동차인데 그 차가 직선도로에서는 세계 최강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설정이다. 어마어마하게 비싼 건 물론이고 회사에서도 정말 잘 나왔다고 자랑도 많이 했다. 그런데 촬영 중에 약간의 사고로 거의 폐차 지경까지 갔다. ‘아이고, 이거 어떡하지’ 그러고 있는데 저기서 그것과 완전히 똑같은 새 차가 조용히 나오더라. (웃음) 한국이었으면 그 한대에 목숨을 걸고 다들 전전긍긍했을텐데. 그런데 그런 위용이나 물량에 대한 경이로움도 찍다 보면 역시나 그냥 힘들기만 하고 금세 까먹게 된다. (웃음)

박찬욱_<스토커>는 <라스트 스탠드>에 비하자면 저예산영화라 그런 느낌을 별로 가져보지 못했는데, 스탭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있다. ‘설마 그런 사람들이 섭외가 되겠어? 일단 던져나보자’ 하는 심정으로 얘기한 스탭을 정말 데려올 때 많이 놀랐다. 현대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필립 글라스 음악감독이 몇곡을 만들어줬고,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마리 엘렌 마크가 포스터 작가로 참여했다. 그런 사람들과 동료라는 느낌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묘했다.

봉준호_<설국열차>는 엄밀하게 할리우드 스튜디오 영화가 아니라 그런 쾌감이나 환희의 순간은 드물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것들이 믹스돼 있는 데서 오는 신기함이 신선했고, 그게 작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가령 두분 영화는 고사라는 걸 지내지 않았을 테지만, 우리는 한국 스탭이 전체의 10%도 안되는데도 촬영 첫날 한국에서 그러듯 고사를 지냈다. 외국 여자 스탭이 보면 충격 받을까봐 돼지머리를 갖다놓진 못하고 아이패드로 그 사진을 띄워놓고 고사를 지냈다. (웃음) 워낙 오리엔탈한 걸 좋아하니까 외국 배우들이 아주 신기해하더라. 나를 비롯해서 크리스 에반스나 존 허트 전부 다 나가서 아이패드 돼지머리에 절을 했다. 심지어 존 허트는 마지막에 부적 태워서 날려보내는 걸 보더니 막 울더라. (웃음) 너무 아름답다며 진정으로 감동을 먹었다. 그런데 사실 나도 그 촬영 전 고사의 기원이나 뿌리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게 아니라, 늘 한국에서 하던 대로 절하고 봉투를 낸 것뿐이니 잔뜩 상기된 얼굴의 존 허트 옹에게 고사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에 대해 설명해주지 못해 안타까웠다. 배우뿐만 아니라 외국 스탭 사이에서도 그 고사의 반응이 꽤 좋았다. 그 느낌이 정말 신기하고 묘했다.

박찬욱_굳이 ‘쾌감’이라고 표현한다면, 역시 배우에 관한 부분이지 싶다. 난 원래 잘 긴장하지 않는 사람인데 니콜 키드먼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누던 날, 문득 ‘아, 이 사람이 스탠리 큐브릭과 영화를 찍은 사람이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 입이 바짝 마르더라. (웃음)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의 명배우가 내가 찍는 화면 안에 있다는 게 생소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봉준호_맞다. DVD 서플먼트에서 보던 배우들이 내가 뭔가 물어보면 대답을 하는 거다. (웃음) 에일리언이 존 허트의 가슴팍을 뚫고 나오는 <에이리언>(1979)의 그 레전드 장면이 있지않나. 그런 거 물어보면 너무나 따스한 얼굴로 상세하게 얘기해주고, 그런 게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런데 그런 환희의 순간은 초반에 잠깐이고, 조금만 지나면 역시나 한국에서와 똑같이 지지고 볶고 그런…. (웃음)

김지운_나도 초반에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포레스트 휘태커 같은 배우들이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면서 찍었다. 그런 배우들이 내 디렉션을 따르고… 참 신기했다. (웃음) 마치 남의 영화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모니터 속의 그런 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내 영화’라는 현실감보다 그냥 할리우드영화를 보고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나 역시도 그 느낌이 오래가지는….

박찬욱_<라스트 스탠드>에서 가장 부러운 배우는 바로 포레스트 휘태커다. 할리우드를 오가며 어떤 식으로든 만난 배우 중 가장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경우다. 앞으로 할리우드에서 또다른 영화를 하게 된다면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은 배우다.

김지운_포레스트 휘태커와 함께 일할 때 어떤 경외감 같은 걸 느꼈다. 첫인상부터 여느 할리우드 배우하고는 달랐다. 왜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말 그대로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든든한 신뢰감 같은 것 있지 않나. 행동 하나하나 중후하고 말할 때의 겸손함까지 약간 동양 사람 같은 느낌도 받았다. 다만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비중 면에서도 그렇고 특유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캐릭터가 아니어서 많이 아쉬웠다.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나올 때마다 액션오락영화에 어떤 영화의 품격이 덧씌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라스트 스탠드> 포스터

<라스트 스탠드> 영화스틸

봉준호_여러모로 시간이 없었다. 송강호 같은 한국 배우들이야 촬영하지 않을 때도 사적으로 만나고 교류하고 그러지만, 외국 배우들은 크랭크업하고 나면 사실상 관계가 종료되는 느낌이니까. 게다가 규정도 엄격하고 변호사가 확실하게 관리하니까 관계 설정도 한국과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처럼 느긋하게 찍었다면 참 재미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더라. 그리고 미국배우들은 자기 촬영이 없을 때는 주로 트레일러로 가니까.

김지운_맞다. 주로 트레일러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포레스트 휘태커는 달랐다. 자기 촬영분이 아닌데도 모니터 옆에 앉아서 다른 배우들 연기를 보더라. 확실히 밑바닥부터 성장하며 자신의 연기를 다져온 배우라 태도가 좀 다른 것 같았다.

봉준호_<설국열차>에서는 틸다 스윈튼이 그랬다. 송강호랑 함께 모니터를 보고 그러는 광경이 익숙했다.

박찬욱_나 역시 미국 배우들은 주로 트레일러에서 지낸다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그게 딱히 일반적이라기보다 배우마다 개인차가 있는 것 같더라.

김지운_주로 미국 출신이 아닌 배우들이 트레일러로 잘 안 가는 것 같았다. <300>(2006)에 황제로 나왔던 로드리고 산토로는 브라질 출신인데 워낙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라,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해병대 출신의 망가진 알코올중독자로 나오는데 현장에서 그 느낌 그대로 가져가더라. 영화 초반에 그가 유치장에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부러 손톱에 때가 끼게 해서 촬영이 끝나도 씻지 않았다. 조명이 안 들어와서 컴컴한 유치장 오픈세트에 누가 웅크리고 앉아 있기에 깜짝 놀라서 봤더니 로드리고였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웃음)

봉준호_크리스 에반스도 그런 타입이다. <설국열차>는 거의 모든 장면이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그런 험한 기차간에서 17년 동안이나 산 사람의 느낌을 내고 싶다고 촬영 시작 전에 그 안에서 혼자 3시간만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 <어벤져스>(2012)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근육질의 ‘캡틴 아메리카’가 혼자 암흑 속에서 그렇게 있고 싶다고 하니 참 재밌더라. (웃음)

박찬욱_아마 송강호가 두 사람을 봤으면 “아이고, 힘들게 뭐 하러 그래” 그랬을 것 같다.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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