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띠지에 쓰인 광고문구를 빌리면 ‘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 3권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30대 미혼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인기에 힘입어 시바사키 고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고, 독신주의라고 불리는 고모와 엄마를 바라보는 소녀의 이야기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그리고 과감히 시골로 이사간 하야카와와 그녀의 두 친구들(혹시 궁금하다면 말이지만 모두 여자다) 이야기를 그린 <주말엔 숲으로>가 그 책들이다. 이 만화의 등장인 물을 저 만화에서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별개의 이야기들. 물론 별개라고는 해도 결국 다 겹쳐 보이는 30대 언저리 여자들의 일상 이야기다.
마스다 미리는 어디까지나 여자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아주 예민하고 까칠하고 때로 지저분하기까지 한 일상의 순간을 드러내 보여준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에서 어린 소녀는 고모와 엄마가 다른 것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모는 보장을 원하고 엄마는 존재감을 원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 말로 서로를 치켜세우는 척 긁어댄 뒤 집에 와서 반성하고 이내 자신이 입은 상처에 상심한다. 임신한 여자와 독신인 여자도 마찬가지다. 저쪽에 있고 이쪽에 없는 것은 어느 자리에 서도 있기 마련인데 거기에 더해 나이 드는 일도 고민해야 한다. “열심히 살았고 할머니가 되었을 뿐인데, 그랬는데 거리에는 자신을 환영해주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도 없다면”이라는 생각에 휴 한숨짓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 여자들이 혼자 남겨질 때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것을 예민하게 길어올려 툭툭 부려놓는 솜씨가 제법이다. <주말엔 숲으로>는 다른 두권에 비하면 조금은 밝은 미래를 현재에 실현해보는 시도다. 농사지을 생각 없이 그냥 있어보려고 시골생활을 시작한 하야카와는 친구를 데리고 카약을 타러 간다. 친구가 카약을 좀처럼 전진시키지 못하자 하야카와는 경쾌한 목소리로 조언을 건넨다. “손끝만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