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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천국을 찾아서 <잠베지아: 신비한 나무섬의 비밀>
이기준 2012-12-26

* 본 프리뷰는 2D 버전을 관람한 뒤 작성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아프리카는 드넓은 평원과 깊은 숲, 그 사이를 흐르는 강물에 서식하는 육지동물들의 낙원이었다. 하지만 <잠베지아: 신비한 나무섬의 비밀>(이하 <잠베지아>)은 광활하고 화려한 아프리카의 하늘과 형형색색의 새들이 선보이는 신나는 곡예비행의 쾌감을 선사한다. 몸집은 작지만 용맹하고 빠른 꼬마 매 카이(김지훈)는 아버지 텐다이(유준상)와 함께 아무도 찾지 않는 어느 외딴섬에 살고 있다. 지루한 섬 생활에 싫증을 느끼던 카이는, 어느 날 대머리 황새 무리에 쫓기다 불시착한 황새 고고와 아기새 쫑알이에게서 새들의 천국인 신비한 나무섬 ‘잠베지아’에 대해 듣게 된다. 바깥세상을 동경하던 카이는 텐다이의 만류에도 섬을 떠나 먼 여정 끝에 결국 ‘잠베지아’에 도착하지만, 즐거운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탐욕스러운 도마뱀 부조가 대머리 황새들을 조종하여 잠베지아 침략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와의 갈등, 새로운 곳을 동경하다 모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아동용 가족영화의 공식들을 <잠베지아>는 그대로 답습한다. 하지만 공중전 영화의 장르적 장치들을 새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에서 제법 잘 혼합해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잠베지아를 지키는 전투편대 ‘허리케인’의 비행과 이를 동경하는 카이의 모습, 드높은 허공에서 지면을 향해 곧장 떨어지는 수직낙하비행의 아찔한 속도감 등이 볼거리다. 동물세계 특유의 화려한 원색적 시감과 비행의 쾌감을 잘 버무려낸 <잠베지아>는 휴일에 즐기기에 썩 괜찮은 오락영화임이 분명하다. “찌롱이”, “죽지 않아” 등 한글판 더빙의 대사들이 지나치게 유행어를 남발한다는 느낌도 들지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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