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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전의 중간계를 조명하다 <호빗: 뜻밖의 여정>
장영엽 2012-12-12

이미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감독에게, 그 세계관을 이어갈 새로운 시리즈의 유혹은 엄청난 것이다. 무려 30여년 동안 <스타워즈>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조지 루카스를 생각해보라! 이러한 유혹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2000년대 초반 지상 최대의 판타지영화를 만들어냈던 피터 잭슨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건 <호빗> 3부작 중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뜻밖의 여정>)을 보건대 피터 잭슨이 안일한 마음으로 중간계에 복귀한 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맞먹는 환상적인 프로덕션, 블록버스터영화의 최전방에 위치한 신기술로 무장한 <뜻밖의 여정>은 2시간50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

<호빗>의 1부는 <반지의 제왕>으로부터 60여년 전의 중간계를 조명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프로도에게 넘겨줬던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가 젊은 시절 간달프(이안 매켈런)와 열세명의 난쟁이들이 함께 떠난 모험에서 어떻게 반지를 획득하게 되었는지가 <뜻밖의 여정>의 주요 내용이다.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과 레골라스 같은 강력한 우군이 부재하는 <호빗> 시리즈의 모험은 임기응변과 뜻밖의 행운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여정을 조명하는 피터 잭슨의 시선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3D 촬영과 더불어 1초에 48프레임을 담는 HFR 기술을 적용한 <뜻밖의 여정>은 트롤과 오크, 요정과 고블린이 존재하는 톨킨의 세계를 놀라운 생동감으로 담아낸다. 그 기술적 성취만큼은 <반지의 제왕>을 훌쩍 넘어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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