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활동 극대기를 앞두고 태양의 흑점이 많아졌다는데, 이거 전파교란만 하는 거 아니었어? 주변의 처자들이 요새 돌아가며 비실비실하다. 왜 그 좋아하는 오겹살을 먹고 체하거나 속앓이 끝에 탈이 나거나 늘 먹던 술을 마시고 다음날 좀비가 되냔 말이다. 사람 몸에도 자기장이 있으니, 예민한 이들은 모르긴 몰라도 영향을 받는 게 틀림없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려고 정부가 술수를 쓴 사실이 또 드러났다. 군항으로 설계해놓고는 거대한(15만t급) 민간 크루즈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뒤에서는 자료조작에 나선 사실이 총리실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 회의록을 통해 공개됐다. 민항에 맞는 규모로 설계를 바꾸지 않고 공사 기간 잡아먹는 시뮬레이션도 하지 않도록 ‘기술적 대안’을 찾아달라고 정부가 위원들에게 요구했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데이터 조작’을 주문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왜 화끈하게 15만t을 불렀는지 모르겠다”는 한 위원의 투덜거림도 있었다. 민항으로 이용된다는 말은 ‘100% 리얼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사람들 관심이 온통 다음 대통령으로 몰린 가운데 현역 대통령은 이렇듯 ‘노후 준비’에 여념 없으시다(이분 뼛속 깊이 미국인이시잖아. 그것도 군산복합체 지도층 인사. 빨리 완공해서 공을 인정받고 싶으시겠지). 진정 ‘여의도 정치’에서 한발 떨어진 ‘실용주의’의 진수랄까.
김기식, 은수미, 이번 제주 해군기지 관련 장하나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묵묵히 일하는 모습이 반갑다. 낡은 정치와의 결별은 이렇게 시작하는 게 아닐까. (과천 코오롱본사 앞에서는 몇년째 정리해고 항의농성이 이어지고 있는데, 민주통합당의 전략공천으로 수구정당의 30년 아성을 깨고 이 지역에서 당선된 송호창 의원이 농성장에 얼굴 한번 비쳤다는 얘기 못 들어봤다. 박지원 대표 검찰 출석 때 병풍수행한 거랑, 안철수 불출마협박폭로 기자회견에 동석한 거랑, 이번에 탈당해서 안철수 캠프로 간 게 지역구민들이 알고 있는 송 의원 활동의…, 거의 전부이다). 정치인의 ‘진심’과 ‘선의’란 제자리에서 제 밥값하는 것이다. 그 모든 ‘진심’과 ‘선의’에도 제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면 밑천은 금방 드러난다. 예민한 사람들은 태양의 흑점에도 영향을 받는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