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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담배 피우고 와인 마시며 그림 그리기
이주현 2012-12-13

<주먹왕 랄프>에 참여한 한국인 아티스트 5인

미아 리, 류재현, 최영재, 장 리, 변동주(왼쪽부터).

-<주먹왕 랄프>에서 맡은 역할은. =장 리_매트 페인팅과 세트 익스텐션을 담당했다. 캐릭터 뒤로 도시나 풍경을 만들어 넣는 작업이다. 최영재_애니메이터다. 애니메이터들은 캐릭터의 골격을 움직여 포즈를 잡아주는 일을 한다. 미아 리_룩 개발과 조명 등에 참여했다. 변동주, 류재현_특수효과를 맡았다.

-세개의 게임 세계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업은 뭔가. =최영재_8비트 캐릭터들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흥미로웠다. 스튜디오에 애니메이션 액팅룸이 있는데, 사방이 거울로 돼 있다. 그곳에서 연기를 하고 비디오로 캡처해 그걸 자료삼아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다. 애니메이터가 디지털 배우인 셈이다. 우리는 캐릭터에 빙의돼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다. 그런데 나는 실사 움직임밖에 표현을 못하지 않나. 8비트에 맞게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레퍼런스를 찾아봐야 했다. 미아 리_디즈니에서 <히어로즈 듀티>같이 극사실적인 작업을 한다는 게 재밌었다. 변동주_8비트 게임 작업할 때가 제일 힘들었다.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생소하고 감이 없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심지어 공부할 때도 그런 건 배운 적이 없었다.

-직장으로서의 디즈니는 어떤 매력을 갖고 있나. =장 리_<라푼젤> 때부터 디즈니에 합류했는데, 디즈니는 언제나 예술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컴퓨터를 사용해 영화를 만들지만 기본적인 그림 실력이나 미술에 대한 인식 등을 중시한다. 앞으로 계획된 작품도 굉장히 많아 안정적이기도 하고. (웃음) 최영재_직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한국은 나이가 들면 진급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지 않나. 진급을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싶고. 그런데 여기는 찐빵 모자 쓰고 파이프 담배 피우고 와인 마시면서 자기 방에서 그림 그리는 할아버지 아티스트들이 꽤 있다. 진급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하고 싶은 걸 나이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게 좋다. 미아 리_디즈니에 입사한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초과근무 수당이 꼬박꼬박 나와서 좋다. 돈을 많이 버는 느낌이다. (웃음) 변동주_역사가 오래된 스튜디오라 작업하면서 배울 게 많다. 류재현_그림 한장 한장을 모두 자료로 정리해놓는다. 회사에선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해 그 그림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공부하기 좋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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