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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영화입니까? 게임입니다!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2>

특징

1. 영화 뺨치는 정교한 연출과 스토리, 캐릭터. 2. 기가 막힌 광원 효과와 그래픽. 3. 전략적 요소가 가미된 진보한 ‘총질 게임’. 4. 반복 플레이의 재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멀티 엔딩. 5. 자칭 타칭 가장 유력한 ‘올해의 게임’.

게임시장의 규모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어떤 게임’은 발매 첫날 24시간 동안 판매 규모가 무려 5억달러(약 5500억원)에 달하기도 하고, 누적 판매량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넘어서기도 한다. 역대 흥행영화 기록과 비교해도 1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 작품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정도가 유일하다. 이런 수치들이 말해주는 건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다. 지난 세기에 영화가 언어가 다른 전세계인을 연결하는 통로가 됐던 것처럼, 이제는 게임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앞서 말했던 ‘어떤 게임’의 제목은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2>(이하 <블랙옵스2>)다.

이제 게임은 달리고, 쏘고, 피하는 단순한 패턴으로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빨리 적응하고, 빨리 질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게이머가 좀더 게임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 이른바 연출과 스토리텔링이다. 바로 이 점이 <블랙옵스2>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이다.

전작들이 역사 속에 실재했던 전투를 배경으로 했다면 <블랙옵스2>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근미래전을 주배경으로 한다. 사실 이건 제작사인 액티비전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모험이었을 것이다. 우선 리얼리티를 사랑하던 전작의 팬들을 배신해야 하는 꼴이 되고, 자칫 막대한 흥행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007이 미래로 가서 전자총을 들고 뛰어다닌다면 팬들이 얼마나 극장으로 향하겠나). 하지만 여기서 제작사는 일종의 발전적 꼼수를 보여준다. 미래와 과거의 혼합이다. 게이머는 전작의 배경이었던 냉전시대와 근미래를 왕복하며 플레이한다. 일종의 교차편집이다.

스토리 라인은 이렇다. 2025년, 악당인 라울 메넨데즈가 무인 드론을 이용해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부추긴다. 플레이어는 전작의 등장인물 알렉스 메이슨의 아들이 돼 그의 야망을 저지해야 한다. 악당으로 소개한 라울 메넨데즈는 사실상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어떻게 해도 제거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남자는 감정이 거세된 평범한 악당이 아니다. 라울 메넨데즈는 냉전시대 제국주의 국가들이 만들어낸 비극적 인물이자, 오랫동안 불행한 일을 겪어온 생존자기도 하다. 치열하게 만들어진 악역 캐릭터는 감정의 이입을 불러오고, 심지어 그의 최종 목적인 지구 멸망(!)에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만큼의 설득력을 보여준다. 시나리오의 힘이 뛰어나다는 증거다(<블랙옵스2>의 각본에는 영화 <다크 나이트>의 각본가였던 데이비드 고이어가 참여했다).

훌륭한 시나리오를 좇아가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게임도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 인물들의 그래픽 질감은 물론이고, 배경의 질감 역시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여기에 기존 FPS 게임의 ‘나타나면 쏘고, 나타나면 쏘고’의 패턴을 살짝 비켜간다. 로봇에게 전략을 설정해주고 협공을 한다든지, 방어전선을 구축한다든지 하는 요소들은 <블랙옵스2>가 단순한 슈팅게임이 아니라 전략적 요소를 염두에 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나리오에 중점을 둔 게임답게 멀티 엔딩 역시 존재한다. 각기 다른 4가지 엔딩을 준비했는데, 당연하게도 각각의 엔딩을 보는 느낌이 상당히 달라 플레이 타임도 사실상 4배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한글 매뉴얼 동봉. XBOX 360, PC, PS3용 함께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