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많은 곳에서 이와 관련한 학과를 개설하고 전문인 양성에 힘쓰고 있지만 학교에서 대중예술 전반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기란 아직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예술원에서는 가능하다. 한국예술원은 실기 위주의 특성화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실용음악, 영화, 연기, 뮤지컬, 방송에 이르는 대중예술 전반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예술학교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서울의 중심 충정로역 근방에 자리한 한국예술원은 전문적인 직업 예술가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콘서바토리 형태의 예술 교육기관으로 외국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 줄리아드 스쿨, 버클리 음악대학 등과 노선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은 예술전문 고등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졸업 뒤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것과 마찬가지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가진다.
국내 최초 사립영화 전문교육기관 네오영화아카데미가 모태
한국예술원은 크게 실용음악예술학부, 공연예술학부, 영화미디어예술학부, 문예창작예술학부, 방송연예예술학부로 나뉜다. 주목할 점은 각 학부 모두 최고의 예술인으로 평가받는 현장실무진을 교수진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일단 교수진의 이름만 나열해도 확실히 돋보인다. 김형석 작곡가(실용음악예술학부), 박칼린 음악감독(공연예술학부), 전 KBS 드라마 제작국 국장이자 한국예술원 명예학장인 최상식(영화미디어예술학부), 드라마 <다모>를 집필한 정형수 작가(문예창작예술학부), 배우 유지인(방송연예예술학부) 등이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밖에도 하림, 김조한 등 다양한 예술인을 초빙해 매해 교수진을 보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교수진이 일대일 레슨을 비롯해 현장 실습을 책임진다는 점은 타 학교 학생들에 비해 더없이 유리한 조건임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그룹 제작과 토론, 다양한 인턴 기회를 통해 보다 현장 실무에 가까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점은 한국예술원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누구보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으로서 현장으로의 진출이 용이하고 나아가 학사편입이나 유학, 대학원 진학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예술원은 실습교육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에 필요한 교육환경을 잘 구비하고 있다. 각 학부의 기자재를 현장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갖췄고 더불어 학생들이 작품을 만들거나 수업에 필요한 시설도 스튜디오 및 연기실, 보컬실, 앙상블실, 미디녹음실, MAC영상편집실, 장비실, 시사실, 연기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 감각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기자재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예술원의 시설 현황은 체계적인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적화된 교육환경인 셈이다.
한국예술원이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미디어예술학부는 뿌리부터 남다르다. 영화미디어예술학부는 1996년 국내 최초 사립영화 전문교육기관인 ‘네오영화아카데미’에서 시작됐다. 지금의 한국예술원의 모태이기도 한 곳이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으면서 ‘한국영화교육원’으로 규모를 확장했고 2012년부터 실용음악, 뮤지컬 등으로 교육의 범위를 넓히면서 한국예술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의 영화미디어예술학부는 영화과, 방송미디어과, 멀티미디어과로 세분화되어 있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밴쿠버영화제 단편부문 초청 등 쾌거
한국예술원에 들어서자 영화과 학생들이 카메라와 붐 마이크를 들고 나와 간단한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개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데도 교수가 참석해 이들의 현장을 들여다보며 간단한 조언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국예술원의 명예학장이자 영화미디어예술학부 전임을 맡은 최상식 교수는 “몇몇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는 이뤄지는 실습 수업 외에도 직접 촬영지를 헌팅해 자신의 개인 작품을 찍고 있다”고 영화과의 수업에 대해 말했다. 영화과에서는 영화에 대한 기초이론부터 시나리오 작법, 제작, 연출,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사운드 디자인에 이르는 영화에 관련한 전반적인 것들을 배운다.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은 역시 영화 이론에 관한 교육이지만 다른 학부의 학과와 마찬가지로 영화과 역시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갖췄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수의 지도 아래 다양한 실습교육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실제 영화 촬영 시 사용하는 레드원 카메라나 HD 촬영 기자재를 수업에 활용, 실습교육이 현장 실무 경험의 초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술원 영화미디어예술학부 최상식 교수는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흥미를 가지는 것은 역시 실습교육이다. 현장에 나가서도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 실습교육이기 때문이다. 영화과는 이를 반영해 현장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힘을 발휘한 듯 한국예술원 영화미디어예술학부 영화과는 여타 예술학교에 비해 뛰어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영화과 이태호 학생의 단편 <집 앞에서>가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었고, 영화과 안승혁 학생은 단편 <비보호좌회전>으로 밴쿠버영화제 단편부문에 초청 및 미쟝센영화제 비정성시 부문에서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영화과와 마찬가지로 영화미디어예술학부에 속한 방송미디어과는 방송제작전공과 방송연출전공으로 나뉜다. 방송제작전공은 방송카메라, 방송편집, 방송그래픽, 방송조명 등을 배워 현장에서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다. 방송연출전공은 방송연출에 대한 기초 및 기본적인 이해와 다큐, 예능, 드라마, 뉴스, 쇼 등 다양한 장르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실무교육으로 배우고 있다. 이런 배움을 토대로 학생들은 공중파 및 케이블, 종편 채널로의 진출을 꾀한다. 덧붙여 멀티미디어과는 시각/영상디자인전공, 게임콘텐츠전공, 웹기획/디자인전공으로 구성되어 각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나리오 창작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예술원 최상식 명예학장
-다른 학점은행제 대학과 비교해 한국예술원만의 차이점이 있자면. =우리 학교는 일단 4년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실습교육에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KBS 드라마 제작국 국장을 역임한 현장 출신인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서 10년 정도 교수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대학교육은 현장하고 유리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은 현장성 있는 실기교육에 목말라하는데 대학은 아무래도 학문 중심이 될 수밖에 없더라. 그런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게 우리 학교다. 특히 타 대학에선 잘 안 하는 연합교육이 우리 학교의 강점이다. 영상연기전공 학생들과 영화과 학생들이 모여 작품을 만든다. 이런 교육을 통해 전공교육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다른 예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있다. 앞으로도 교수진과의 활발한 협의를 통해 이런 수업을 더 늘릴 예정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은 무엇인가. =시나리오다. 학생들에게 독창적인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한 작품이라도 개발하라고 당부한다. 이런 시나리오만 가지고 있으면 어느 분야로든 진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시나리오 창작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 드라마 <다모>를 쓴 정형수 작가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작가로 인정받은 분들을 교수로 채용, 교수진을 보강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 4년제를 시행했다. =2013학년도 1학년생부터는 새로운 출발이라고도 볼 수 있다. 훈련을 제대로 시켜서 어느 분야에서도 전문가로 인정받는 인재로 키워낼 생각이다. 4년제인 만큼 커리큘럼도 보강하고 있다.
-지방에서 학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도 마련할 예정이라 들었다. =그렇다. 지방에서 전문적인 교육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 설립을 예정하고 있다.
입시가이드:
영화미디어예술학부 영화과는 영화연출과 영화기술/제작전공으로 나뉘며, 두 전공 모두 정시반영 비율은 서류 10%, 심층면접 90%다. 내신이나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대신 영화(영상물) 포트폴리오 제출 시 가산점이 부여된다. 같은 학부의 방송미디어과와 멀티미디어과도 입시전형은 동일하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ikac.kr)를 참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