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성과가 너무 좋은 것 같아 사실 좀 부담된다. 수상하는 것보다는 다른 기대가 있다. 제주 4/3사건이 미 군정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이 작품을 계기로 그쪽(미국) 영화예술인들에게도 어떤 자극을 좀 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아무리 항변을 해도 반응이 별로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이렇게 큰 영화제가 경쟁부문으로 초청해준 건 반가운 일이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이 2013년 선댄스영화제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에 관하여 물었을 때 돌아온 오멸 감독의 대답이다. “올해 부산에서 호응을 얻었고 4개 부문 수상을 하면서 외국 영화제들에서 작품을 좀 보자는 요청이 있었다. 사실 해외 영화제는 그동안 한두번 냈는데 다 안됐다. (웃음) 해외 배급사도 없었고.” 요즘 <지슬>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오멸 감독은 자신이 이룬 성과에 관하여 거창하게 말하는 법이 없다. “그런 반응에는 오히려 무지한 편이다. 그보다는 함께 영화를 만든 주변 분들이 자신들의 생활에서 활력을 얻는 것 같아 그게 좋다. 어쨌든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다.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힘들었는데. (웃음)”
[이 사람] “미국 영화예술인들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글
정한석(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12-12-03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한 <지슬>의 오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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