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나로도 주변 나로호가 발사되는 방향에 놓인 섬들에 사는 주민들은 발사 전후로 며칠간 육지 나들이를 간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비용이며 편의는 ‘관’에서 맡아주겠지만, 따뜻한 날씨라면 모를까 이런 추위에 억지춘향 격인 나들이가 반가울까. 과학 좋아하는 초등학생들도 알 만한 사실이나 이 계절에 이곳에서 위성을 쏜다는 것부터 쉽지 않다. 위성 선진국 대부분이 가능하면 적도 지방에서 쏘아 올린다. 왜냐. 지구 자전을 고려하면 적도의 회전 속도가 제일 빠르므로 적은 동력으로 더 쉽게 올릴 수 있어서다. 여차저차 쏠 자리가 없어(다른 나라들이 방해하기도 하고) 나로도에서 쏘는 건 이해한다. 그런데 왜 하필 이때인가. 지난 10월의 발사 연기는 가스 밀폐부품이 파손됐기 때문이라는 게 공식발표인데, 한마디로 고무가 얼어서 그런 거다. 굳이 택일을 하자면 추울 때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사계절을 자랑하는 나라 아닌가(휴, 4대강으로 쓸 뻔했어). ‘윗분’ 임기 내에 하려고 번갯불에 콩 궈먹듯 이 난리를 치다 이 꼴을 반복적으로 겪는 거다. 당부하건대, 그냥 김 사장님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 특집 프로그램 만들어 많이많이많이 출연시켜주세요. 그래야만 자제하실 것 같아요.
때와 장소가 안 맞기로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을 짚지 않을 수 없다. 정책도 공약도 베끼고 짜깁기하다(진작에 색깔도) 이제는 슬로건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게 없으니 캠프의 고심이 이해는 간다만, 가장 ‘여성’에서 먼 분이 ‘여성’을 내세우니 민망하다. 그분이 정치적으로 부각된 게 ‘당의 해결사’ 이미지다. 문제를 공유하고 방지하는 게 여성성이지 내 맘대로 단칼에 잘라내는 게 여성성은 아니다. 미연에 대책을 세우는 게 여성성이지 뒷짐지고 있다가 곪아터진 뒤에야 나밖에 적임자가 없다고 나서는 게 여성성이 아니다. 무엇보다 조폭적으로 힘을 내보이는 건 여성성이 아니다. 최근의 일례가 경제정책으로 갈등을 빚은 김종인 위원장을 측근 9명 대동하고 10 대 1로 만난 거다. 수컷들의 세계에서도 드문 행태다. 그러면서 자꾸 토론은 기피하시는데 측근 9명 대동하고 10 대 1로 붙어보는 건 어떨까. 최홍만 아저씨 꼭 끼어서.
아무리 봐도 이분은 여심을 모르셔. 부엌에서 애 젖 물리고 진생쿠키 굽는 게 오늘날 이곳의 여심이 아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