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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판타지의 서막이 열린다
이화정 2012-11-29

<반지의 제왕> 그 이야기로부터 60년 전으로, <호빗: 뜻밖의 여정> 미리 보기

반지원정대 출범 10주년을 계획한 게 분명하다. 2001년 <반지의 제왕>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피터 잭슨이 60년 전으로 시계태엽을 감는다.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의 시작이다. 자신이 이룩한 영화 100년사의 ‘신화’를 고이 모셔두는 대신 깨뜨릴 각오로 임한 ‘뜻밖의 여정’이다. <반지의 제왕>보다 더 방대해진 이야기, 더 코믹한 캐릭터로 중무장했단다. <호빗>을 미리 가늠해볼 촬영장 모습과 피터 잭슨과 가진 전화 인터뷰, 런던에서 가진 배우 이안 매켈런, 앤디 서키스, 마틴 프리먼과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어느 쪽이 호빗인지 궁금해? 궁금하면 500원 요요현상인가. 어쨌든 푸근해진 예전의 상태로 돌아온 피터 잭슨 감독(연출력도 다시 <반지의 제왕> 때로 돌아갈 거라 믿으며!)과 <호빗>의 주인공 빌보 배긴스 역의 마틴 프리먼(왼쪽부터).

뉴질랜드 관광코스 추가요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 관광특수상품이었다. <호빗>은 더하다. <호빗>의 집, 백엔드가 관광상품으로 떴다. 영화 보기 전에 답사부터 다녀와도 되겠다. “<반지의 제왕>의 리얼함은 뉴질랜드가 이미 증명했다. 아무리 판타스틱한 영화 속 공간을 보더라도 그건 진짜 풍경에서 기반한다.” 이상 뉴질랜드 관광청 명예 홍보대사 피터 잭슨 왈.

삼부작의 시작은 간달프로부터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는 가만히 살고 있는 빌보 배긴스를 부추겨 모험을 시작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발화점이다. <호빗> 촬영 일정의 지연으로, 이안 매켈런은 ‘난 못해!’를 외쳤었다는데, 참 다행히도 원만히 해결됐다. 정교함을 살리려다보니 <반지의 제왕> 때보다 분장이 ‘못해먹을 정도로’ 고생스러워진 와중, 이분만 해택을 봤다. 흰색 수염 분장으로 골치 아팠던 <반지의 제왕> 때와 달리 이번엔 실제 70대인 이안 매켈런의 자연스러운 회색 머리를 가능한 살렸다고. 살다보니 늙어서 좋을 때도 있다.

<반지의 제왕> 대 <호빗>. 숫자로 따지면 4 대 13 <반지의 제왕>의 귀여움과 코믹함을 네명의 호빗이 전부 도맡았다. 힘에 부쳤는지, 이번엔 떼로 덤빈다. 노리, 오리, 도리, 소리, 오인, 글로인, 필리, 킬리, 봄부르, 보푸르, 비푸르, 발린, 드왈린. 뜻밖의 여정의 즐거운 동반자는 13인의 고만고만한 난쟁이들이다. 빌보 배긴스와 함께 사악한 용 스마우크가 빼앗은 난쟁이 왕국의 보물을 찾기 위해 스마우크의 은신처로 향하는 정예부대다. 운율을 맞춘 이름처럼 다들 키도 135cm 언저리다.

127cm vs 125cm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과 골룸(앤디 서키스). 127cm와 125cm의 대결. <반지의 제왕>의 제법 폼나는 영웅 프로도와 달리, 그의 먼 삼촌뻘인 빌보는 더 가볍고, 더 코믹해졌다. 400년 동안 고블린 동굴에서 산 골룸은? 물론 더 외로워졌고, 활기가 줄어들고, 좀 어려졌다. 그런 둘이 수수께끼 내기를 하는 장면.

마이 프레셔스~ 1998년 앤디 서키스가 골룸을 ‘입으면서’ 배우로서 그의 인생도, 영화사의 역사도 새롭게 써야 했다. 골룸을 ‘벗은 지’도 십년이 훌쩍 지났다. 늘어난 살만큼 특수촬영용 옷도 핏을 새롭게 했다. 고블린 동굴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린 듯한 Preciousssssssss…. 벌써 들리는데, 이거 환청인가.

기대한다, 뜻밖의 영상 혁명 <호빗>은 초당 48프레임을 제공한다. 기존 영화 제작방식의 두배인 하이 프레임 기법이다. 3D 촬영 때 나타나는 저더, 프레임간의 깜빡임 현상을 방지해 관객이 영화를 보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돌비 아트모스라는 새로운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해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사운드도 배가됐다. 피터 잭슨이 말했다. “아무도 이 흐름을 멈추지 못할 거”라고.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닥뜨릴 준비로, 현장 컷을 뒤져보니 이런 컷이 나온다. 기술의 바탕에 사람의 수작업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살고 싶은 집 위브도 자이도 안 부럽다. 대세는 웰빙이 아니라 힐링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단출한 호비톤 마을의 백엔드. 호빗족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살고 싶은 이상적인 공간이 여기 있다. 따뜻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미술팀이 <반지의 제왕>에서보다 좀더 밝은 컬러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는 전언.

앞으로 3년간 당신은 피터 잭슨의 포로 “<호빗>도 트릴로지로 만들면 어떨까?” 도저히 러닝타임을 맞추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이 피터 잭슨의 설명이다. <호빗> 3주년 계획은 이렇다. 1편은 2012년 12월13일, 2편은 2013년 여름, 3편은 2014 겨울에 개봉예정이다. 3년 동안 여름, 겨울이 피터 잭슨에게 완전히 저당잡혔다.

반가운 얼굴들 케이트 블란쳇도 휴고 위빙도 올랜도 블룸도 다시 출연한다. 엘리야 우드도? 맙소사, 그도 딱 한 장면 출연한다. 19살의 엘리야 우드는 그사이 공포영화 제작사를 차리고, 30살의 성인이 됐다. <반지의 제왕>을 다시 꺼내볼 때가 됐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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