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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장면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안현진(LA 통신원) 2012-11-22

벨라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드디어 뱀파이어가 됐다.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를 연기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4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다른 배우들이 뱀파이어를 연기하는 걸 보면서 조심스럽게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는 페이스오프처럼 대단한 변화가 있을 거 같았지만 실제로 연기를 하고보니 벨라가 인간이었을 때 가지고 있던 많은 면들이 뱀파이어가 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처음부터 벨라는 자신의 운명이 뱀파이어가 되는 거라고 믿어왔다. 그 믿음을 드디어 증명할 수 있다는 건, 그녀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르네즈미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로 벨라가 되어 딸과 교감을 느꼈나? 사실 모성을 연기하기에 나이가 조금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생각한 건 진짜 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랬으면 좀더 교감을 느끼는 게 쉬웠을지 모른다. 내가 안고 있는 아기는 진짜 아기가 아니라 로봇아기였는데, 사람이 리모컨으로 조종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목 뒤로 여러 가닥의 전선이 길에 늘어져 있었다. 진짜 아기도 촬영장에 오긴 했다. 실제로 사람들의 표정과 말에 반응하는 아기가 나타날 때면 촬영장 분위기가 한층 밝아지곤 했다. 솔직히 나는 모든 여자가 모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벨라에게 가장 중요한 건 르네즈미였고 촬영하는 동안 한시도 르네즈미를 생각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트와일라잇>이라는 기나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기분은 어떤가. =이 영화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벨라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슬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 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이 아니면 5년씩이나 이 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 =내 인생에 대해서 어떻다고 정의하거나 어떻게 될 거라고 예상하는 건 사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면 나는 배우보다는 감독이 되었을 것이다. 연기를 하면서 놀라운 점은, 예상하지 못한 걸 내가 원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과정이 그 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런 경험은 놀랍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는지를 전혀 몰랐는데 연기를 하면서 알게 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내가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는 그런 경험을 선사하는 캐릭터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다. 질문에 대답하자면 나도 내가 앞으로 뭐를 하려는지 모르겠다. 자유롭게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결혼식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이 시리즈 전체의 마지막 촬영이어서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마치 2년 동안 결혼을 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 장면을 기억해보면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고, 그 사람들이 모두 그 자리에 참여하려고 하는 건, 영화의 모든 장면과 비교해도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나는 새털처럼 가벼운 기분이었다. 불안하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걸어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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