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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고르고 영화적으로 만드는 감각

벤 애플렉에게 영감을 준 원작들

(왼쪽부터) 데니스 루헤인, 척 호건, 토니 멘데즈

벤 애플렉이 연출한 세편의 영화는 전부 원작이 있다. <곤 베이비 곤>은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데니스 루헤인은 다름 아니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미스틱 리버>의 원작자다. 원작과는 다소 다르게 주인공의 나이를 40대에서 30대로 내리고 많은 부분을 과감하게 축약하는 등 벤 애플렉이 참여한 각본 실력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데니스 루헤인은 이 영화에 관하여 “이 사회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키울지 해결할 기미도 없다. 그래서 원작과 영화의 숨은 메시지는 우리의 무력함이다. 훌륭한 예술이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다만 예술은 질문을 던질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타운>의 원제는 <도둑왕자>다. 원작자는 척 호건, 일명 ‘보스턴 범죄소설’계에서라면 데니스 루헤인과 겨룰 만한 작가이며 스티븐 킹의 아낌없는 칭송을 받은 바도 있다. 벤 애플렉은 이런저런 인터뷰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스턴 범죄영화”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어왔는지 꾸준히 피력해왔다. 두편의 보스턴 범죄영화를 뒤로한 <아르고>는 사실 유명 작가의 작품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건 자체가 벤 애플렉의 흥미를 끌어낸 경우다.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전직 CIA 요원 토니 멘데즈가 써낸 자서전을 바탕으로 LA에 거주하는 탐사 작가 조슈아 버먼이 <와이어드> 매거진에 ‘위대한 탈출’이라는 기사를 썼고 그게 영화의 토대가 되었다.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실화라는 매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아르고>의 공동 제작자 그랜트 헤스로브는 “벤은 이야기에 대한 놀라운 감각을 갖고 있으며 영화적으로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고 말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를 고를 줄 알며 그걸 어떻게 만들어야 자기만의 것이 되는지 아는 감독이라는 뜻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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