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베이징에서 일본군 장면을 촬영할 때는 겁이 났다”
장영엽 2012-11-08

<블랙 스퀘어>의 감독 히로시 오쿠하라

-이 영화는 100% 베이징 기반 로케이션으로 진행됐고, 만다린어로 완성됐다. 그 의도가 궁금하다. =2008년 나는 예술가들에게 해외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는 ‘에이전시 오브 컬처럴 어페어스 스콜라십’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당시 중국에 머물며 몇개의 시나리오를 썼는데, 그때 쓴 첫 번째 시나리오가 이 영화의 토대가 됐다.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일본에서도 저예산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예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제작 방식을 익히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솔직히 일본군들이 총을 메고 걸어가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겁이 좀 나더라. 베이징의 한복판에서, 그것도 어두울 때, 배우들에게 일본 군복을 입히고 찍는다는 게…. 그래서 조감독에게 많이 의지했다. (웃음)

-제목인 <블랙 스퀘어>는 무엇을 의미하나. =이 영화를 통해 두 가지 추상적인 테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유령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이다. 이를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다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여행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검은 사각형을 통해 그 여행을 떠나는 아이디어를 구상해냈다. 많은 의미를 담았다기보다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다.

-함께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펑 슈이>가 영화 제작사로부터 영화제 상영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받았는데, 결국은 상영을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난 개인적으로 도쿄영화제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감동받았다. 비록 중국 제작사가 상영 철회를 요구했지만, 영화제는 상영을 강행했다. 온 세상에 말하고 싶다. 세상의 그 어떤 감독도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길 원치 않는 감독은 없다고. 난 <펑 슈이>를 만든 중국 감독 또한 자신의 영화가 일본 관객에게 상영된 걸 좋아할 거라고 느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동시에 영화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중국의 태도를 문제 삼지 않았다. 난 이러한 대처가 매우 존경할 만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