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크기 107.9×61.5×33.0mm 무게 225g(배터리 및 메모리 카드 포함)
특징
1. 클래식한 디자인에 최신 기능을 갖춘 초소형 디지털카메라. 2. 퀵 스타트 모드에서는 0.55초 만에 촬영 준비를 마치고, 0.16초 안에 피사체에 초첨을 맞출 수 있을 만큼 빠르다. 스냅 촬영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3. 1200만 화소, 2/3인치 EXR CMOS 센서를 채택해 선명한 고화질의 이미지를 담아낸다. 4. 아트필터, 360도 모션 파노라마, 다중노출, 3D 촬영 등의 다양한 부가 기능 탑재.
요즘 디지털카메라들의 경쟁 상대는 타사의 동종 제품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휴대성 면에서 단연 우월한 전화기가 아쉬울 것 없는 카메라 기능까지 갖추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은 별도의 디카 구입을 망설이게 됐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생산자들의 대응은? 카메라만의 고유한 매력을 부각하는 것이다. 요즘의 추세는 최신의 기술을 집약하되 디자인에서는 아날로그 기기의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다. 1950년대 출시된 필름카메라의 외형을 살려 새롭게 생산된 디지털카메라 올림푸스 펜 시리즈의 성공이 대표적인 예다. 후지필름의 올 하반기 주력 상품인 FX1 역시 이러한 업계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좇는 동시에 영리하게 이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필름카메라 못지않게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검정, 빨강 혹은 갈색 가죽을 입힌 보디는 금속성을 강조한 기존의 디지털카메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일단 보기 좋고, 손안에 뿌듯하게 들어오는 그립감도 특별하다. 스마트폰에 비할 바는 안되지만 휴대성 또한 만족스럽다. 크기가 107.9×61.5×33.0mm, 무게가 225g이니 여성들이 손바닥 두개만 한 클러치 안에 넣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외관뿐만 아니라 기능에도 아날로그적인 즐거움을 가미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줌을 손으로 직접 돌려 조작하도록 수동식 줌링을 채택했는데, 덕분에 셀카용 장난감이 아닌 제대로 된 사진기를 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미묘한 심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게다가 FX1은 날렵한 생김만큼이나 빠른 카메라다. 퀵 스타트 모드에서는 0.55초 만에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0.16초 안에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고속 콘트라스트 AF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에 돌발적인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다. 그리 빠르다고 하기는 어려운 스마트폰 카메라의 응답성을 생각해보면 이 제품에 점수를 한점 더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이미지의 질은? FX1은 모든 유리 렌즈의 양면에 고투과율 EBC(Electron Beam Coating)를 사용한 첫 번째 콤팩트 카메라다. 기존 고굴절 렌즈의 문제점이던 고스트 현상이나 플레어를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도 최대한 선명한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최대 F/1.8(광각 설정)의 조리개와 6면의 조리개 날개 구성은 후방이 아웃포커싱된 극적인 화면을 연출하도록 해준다. 이 정도면 아마추어가 카메라에 기대할 만한 바는 거의 다 갖추고 있다고 봐도 좋다. 아날로그적인 생김에 첨단의 기능까지 겸비한 셈인데 언뜻 대니얼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떠오를 지경이다. 21세기의 액션 영웅처럼 과격하게 구르다가 클래식 본드처럼 커프스 버튼을 매만지는 <007 스카이폴>의 예고편이 겹쳐 보인다고 할까? 아기자기한 필터 기능 따위는 아예 빼버렸으면 오히려 더 근사하게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하다. 가격은 69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