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영화제 수상 소식 중 덜 알려진 게 하나 있다. 유민영 감독이 중앙대 영화과 졸업 작품으로 만든 <초대>가 오리종티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오리종티 부문은 대체로 실험적이고 심도 깊은 영화들을 많이 초대하는 부문이다.
“프로그램 노트를 보니 나만 데뷔 필름이더라. (웃음) 수상은 생각 못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반응은?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 (수상에) 뭔가 오해가 있을 거라고! (웃음)” 유민영 감독은 시종일관 유쾌하다. 하지만 정작 <초대>는 스물다섯살에게는 좀 성숙해 보이는 내용이다. “남편이 죽고 나서 바쁘게 장례를 치르던 부인이 남편의 차 안에서 나온 다른 여자의 구두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이야기”다. 가족과 친지의 장례식장에서 경험했던 어떤 느낌이 작품으로 풀려나온 경우다. “공부를 할 생각이었는데 상 받고 나니 또 찍고 싶다. 원래 웃긴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초대>는 하나도 안 웃기는 영화다. 웃기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수상이 안겨준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