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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임신부를 위해 <화이팅 패밀리>
이주현 2012-09-12

<화이팅 패밀리>는 직장 내 임신부들의 차별 대우에 대해 말하는 두편의 중편 <인 굿 컴퍼니>와 <해마 가족>을 엮은 옴니버스영화다. 김성호 감독의 <인 굿 컴퍼니>는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다. 영진기획은 최근 대기업의 사보 제작을 맡았다. 임신 8개월인 지원(최희진)만 빼고 직원들은 매일 야근이다. 지원은 “양수가 터지기 직전까지” 일할 수 있다고 의지를 밝히지만 팀장 철우(이명행)는 사장의 지시대로 지원에게 권고사직서를 내민다. 임신을 이유로 해고하는 건 불법이라며 지원의 편에 서서 파업을 시작한 직원들은 그러나 각자의 사연과 논리로 업무에 복귀한다.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가는 건 장면 사이사이 삽입된 인물들의 인터뷰다. 다큐멘터리처럼 편집된 인터뷰 영상은 인물들의 속마음을 들춰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의기양양하게 시작한 영화는 급하게 사건을 봉합하고 만다. 부조리한 세상을 보여주려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뒷맛이 영 찜찜하다.

구상범 감독의 <해마 가족>은 아빠가 아이를 대신 낳아 기를 순 없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밑밥으로 깐다. 쇼호스트 연정(양은용)은 최근 둘째 아이를 임신했지만 회사엔 임신 사실을 비밀에 부친다. 그러나 젊은 후배가 임신 사실을 눈치채고 사사건건 태클을 걸어오자, 백수인 남편 민혁(배용근)에게 낙태를 선언한다. 민혁은 육아에, 사회생활에 지친 아내 대신 자신이 출산할 방법은 없을까 상상한다. 수컷이 알을 부화시키는 해마처럼.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좀더 매끄럽게 연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독립영화의 단골 출연배우들이 두 작품 모두에서 열연하며, 굳이 비교를 하자면 캐릭터들을 잘 활용한 <인 굿 컴퍼니>의 재미가 조금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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